내국인관광객들이 국내 경기가 좋을 때는 외국으로 빠지고 경기가 나빠져도 강원 등 타시도 선호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는 등 제주관광의 지위가 크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제주관광의 인프라 등 기본시설 약화에 따른 해외 및 타시도와의 경쟁구도가 크게 악화됐다는 반증이다. 즉 내국인관광객의 선호 관광지가 해외 및 타시도로 다양화된데다 음식, 숙박 및 오락, 문화 등 관광관련 소비지출이 둔화된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30일 발표한 ‘국내경기와 내도 내국인관광객과의 상관관계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 및 경기종합지수와 내도 외국인 관광객과의 상관관계가 최근 들어 크게 약화됐다. 내도 내국인관광객과의 상관관계가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보다 좋을 때 상관관계가 더 약화됐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경기가 좋을 때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수가 늘어났는데 최근에는 해외 및 타시도 선호관광지의 다양화로 국내 경기가 나빠져도 강원 등 대체관광지로 발길을 돌리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관광객 수가 크게 주는 등 국내경기와의 연관성이 과거보다 약화됐다”고 말했다.
이는 1987년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관광객의 관광지 수요가 다양화, 제주를 대체하는 해외관광이 증가한데다 국내 타시도에서도 관광개발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 과거 제주가 갖고 있던 매력 등 지위가 크게 상실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은제주본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국인관광객 계층별 선호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광객 유치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즉 국내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제주관광을 선호하는 내국인 관광객 계층과 경기가 좋을 때 제주이외의 관광지를 선호하는 계층을 분류,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별도의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경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는 관광정책과 함께 구심점 있는 관광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제주관광공사 설립’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제주본부 송길성 조사역은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제주에 국한된 관광상품보다 타시도와 연계한 관광지별 및 지리권역별 관광벨트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내도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 및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 유럽 등 선진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호경기땐 외국ㆍ나빠져도 강원 등 대체관광지 선호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