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길 그리고 미래 에너지
[나의 생각] 길 그리고 미래 에너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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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이 보랏빛에서 은빛으로 변해 갈 무렵, 우리들의 마음도 사색의 뜰 안으로 옮겨 앉으며 한없는 가을 속으로 빠져든다. 동서로 시원하게 펼쳐진 평화로를 창문을 열어놓은 채 내달려본다. 억새가 휘날리는 오름의 군상들은 쪽빛바다를 향해 마음을 열고 붉은 사랑의 정표는 이내 노을 이 되어 사라진다. 수평선에 또렷하게 남겨진 시간과의 싸움에서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는 여유로움 마저 느끼게 해준다. 화전마을 근처 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온 관광객이 말을 건네 온다. “제주도의 길은 어디를 가보아도 정겹고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 종종 내려옵니다. 그때마다 차를 빌려서 목적지도 없는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오곤 합니다.”면서 엄지를 콧등위로 추켜세우면서 제주의 길은 세계으뜸이라는 칭찬과 함께 다시금 산록도로로 사라졌다. 통성명도 없이 떠난 자리에서 가만 눈을 감으니 밀란 쿤데라의“작가로서의 고향은 프랑스이지만 나의 조국은 체코다”라는 말이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밀란 쿤데라의 마음속에도 화려하고 세련된 상제리제 거리나 몽마르트 언덕보다 어릴 적 동심과 추억의 담긴 고향에 대한 향수가 더 간절했나보다. 내친김에 차를 몰아 서쪽의 바다 끝을 향하여 달려본다. 길은 우리가 살면서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꿈을 향해 달릴 수 있게 한 우리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존재는 아닐까 우리의 선배들은 60년대 초에 길과의 전쟁을 시작하여 이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선배님들의 노고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고 싶다. 21세기는 이미 에너지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오래다. 그동안 화석연료인 석유와 석탄 등에 의존해 왔지만 석유부존자원이 불과 사십년 정도면 바닥이 나고 말거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소비가 지속된다면 우리 후손들이 사용할 화석연료는 이 지구상에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당연히 이러한 에너지난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을 세워 놓아야 할 책무가 우리들에게 있는 것이다. 무한한 청정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원의 기술적 인프라가 우리에게도 잘 접목되어 가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도 다수의 시설이 들어서고 있는데 아직은 홍보나 이해의 부족으로 타 지방에 비해서 적극적이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신재생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도민생활 기반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길이면서 국제 자유도시 기반의 순기능을 유지 시켜나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원의 확보는 관공서는 물론 도민 다수가 적극적인 유치경쟁에 힘써야 하리라고 판단된다. 신재생 에너지사용 만족도 1위 자치도가 조성되어진다면 100만 자족자치도시로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리라 확신한다. 어둠 속으로 사라진 저 태양도 내일 아침이면 강한 햇살의 에너지로 우리들에게 모든 것을 주겠노라고 다시 떠오를 것이다.

김   홍   삼 ((주)금산텔레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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