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원천 봉쇄 속 농민 등 1만명 반대 집회
경찰 원천 봉쇄 속 농민 등 1만명 반대 집회
  • 김용덕
  • 승인 2006.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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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또 긴장 … 한ㆍ미 FTA 첫날 '중문관광단지' 이모저모
 

한미FTA4차 협상이 시작된 23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진입로에는 한미FTA 본협상 중단 원정투쟁단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경찰의 이중삼중 방어책이 구축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속에서 한미FTA협상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협상 반대 시민단체들은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FTA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고 중문단지 앞 해상에서는 한미FTA반대 50여척의 해상시위가 이어지는 등 제주는 그야말로 1948년 4.3사건이래 1만여명의 대규모 경찰 병력이 제주에 파견되는 등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날 중문관광단지는 협상반대집회단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경찰의 팽팽한 대치로 크고 작은 충돌이 잇따랐다. 오후 1시에는 제주도 농축수산인등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협상반대 집회와 거리행진, 오후 3시와 밤에는 제주도민과 원정시위대 등 1만3000여 명이 참가하는 협상 저지 범국민대회와 촛불시위 등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경찰 원천봉쇄=23일 오전 9시부터 한미 FTA 4차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경찰이 중문관광단지를 5~6겹으로 완전 통제해 '원천봉쇄'했다. 경찰은 전의경 1만여명을 동원, 중문관광단지 우회대체도로를 제외, 중문관광단지로 통하는 모든 곳을 차단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기 위해 내를 건너고, 도로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경찰의 철통같은 경비로 번번이 막혔다. 중문관광단지 입구부터 1차 바리케이트를 친 경찰은 공항리무진 버스의 관광단지 진입을 원천 차단, 별도의 셔틀버스를 갈아타도록 했다. 또 렌터카인 경우 출입증이 없으면 단지 출입을 막았다.

▲경찰 성토=범국민운동본부와 도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중문관광단지 입구 4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을 강력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민중연대 오종렬.정광훈 공동대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과 진영옥 부위원장, 양윤모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 현애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한미 FTA 4차 협상은 4.3 항쟁에 버금가는 양민학살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현애자 의원은 “경찰이 1만여명을 동원하고, 전국 기동대장 회의를 제주에서 개최하는 등 해 제주도민을 혼란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한미 FTA 중단을 촉구하는 도민과 국민을 예비범법자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 경비 뚫려=경찰병력 1만여명이 집중 투입된 중문관광단지 주변을 뚫고 전북농민회와 충남농민회 소속 원정시위대 50여명이 중문골프장을 이용, 협상장인 신라호텔까지 진입, 한미FTA협상 중단을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나 곧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중문관광단지 입구에 본대를 둔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상복을 입고 시위대와 대치하는 등  협상장인 신라호텔에 진입하기 위해 산개투쟁을 벌였다.

▲주민 관광객 불만=경찰이 중문관광단지 시위대 진입을 원천봉쇄하면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목소리가 컸다.

관광객들은 “계엄령도 아닌데 이렇게 도로를 완전히 막아도 되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지역 주민들은 “경찰이 최소한의 통제만 한다고 해놓고 이렇게 전면 통제하면 우리같이 장사하는 사람은 어떻게 사느냐”고 불만을 터뜨렸고 이곳에 농산물을 납품하려던 한 화물차주는 “출입증을 끊었는데 못들어가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 손해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해상시위=해상시위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안덕면 사계선적 Y호 등 40여척의 어선은 모슬포항과 사계항 등을 출항, 한미FTA 협상이 열리고 있는 행사장 앞 바다에서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플랫카드를 내걸고 해상시위를 벌였다. 어민들은 해상시위를 통해 한미FTA 협상 즉각 중단과 협상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비함정 12척과 작전용 고무보트 8척을 중문 연안 해역에 비치하는 한편 경찰 병력 500여명을 배치, 시위단이 육상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봉쇄했다.

▲감귤예외품목 촉구=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성명을 내고 제4차 한미FTA 비밀협상 즉각 중단과 통상절차법 제정 및 감귤 예외품목 지정 등을 요구했다.

제주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미FTA 추진에 대한 국민불신 국론분열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음에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며 “통상시스템도 보완하지 못한 채 감귤산업마저 죽일 우려가 있는 한미FTA 비밀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감귤산업은 제주도민의 생계유지와 직결된 생존산업”이라며 “감귤산업만큼은 어떠한 타협도 있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예외품목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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