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본협상이 오늘( 23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에는 우리측에서 김종훈 수석대표를 비롯, 26개 부처 13개 국책연구기관에서 251명이, 미국측에선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포함해 104명이 참여한다.
양국은 협상에서 상호 교환한 상품.농산물.섬유 개방안(양허안)과 서비스.투자.금융 개방유보안을 토대로 상품 등 분야별 관세철폐 단계의 축소 및 품목별 관세철폐 이행기간의 단축 등에 대한 협상을 본격화한다.
양국은 상품 분야에서 이미 합의된 5단계 개방 틀에 맞춰 비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품목별 관세철폐 이행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을 시도할 계획이다.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측은 ‘쌀시장은 개방할 수 없다’는 원칙하에 이미 민감품목으로 분류한 284개 품목중 국내 피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일부 품목을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시키는 대신 섬유 분야에서 미국시장의 개방 확대를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를 개방예외 대상인 ‘기타’ 품목으로 분류한 미국측의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평균 2.5%에 달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관세율 철폐를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측은 농산물, 자동차, 의약품, 지적재산권 등 양국간 이견이 큰 주요 쟁점을 제외한 분야를 중심으로 ‘가지치기식’ 타결을 우선 시도한 뒤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오는 5차 협상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협상 첫날인 23일 오후 김태환 제주도지사, 양대성 의회의장 등이 미국측 커틀러 수석대표 등을 만나 제주감귤을 협상 품목에서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제주감귤의 위상 등 한미 FTA 관련 제주도민의 관심사를 직접 청취할 예정이어서 제주감귤의 민간품목 지정 가능성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인해 개성공단 물품의 한국산 인정이 사실상 어려워진데다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않고 있어 이번 협상이 향후 협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국의 농민.시민 단체들이 한미 FTA 협상저지(반대) 시위를 위해 4000 명 이상이 대거 제주에 올 것으로 알려져 이들 시위대의 과격시위 양상 여부도 한미 FTA 협상의 ‘장외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찰병력 1만여명을 회담장소인 중문관광단지 일대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반(反)FTA 시위대와 경찰간 물리적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