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글라스와 긴 장화로 상징되는 경찰 사이카 대원. 육중한 몸집이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는 모든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찰의 날(21일)을 앞두고 제주도내 일선 현장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경찰서 교통지도계 사이카 대원들을 만나봤다.
경찰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사이카는 순찰차에 비해 이동성 및 기동력이 월등히 뛰어나 신속한 범인 검거나 응급 상황 대처에 투입됨은 물론 국제행사 경호 및 의전 용으로 절대 빠지지 않는다.
이들 대원들은 지금 한미 FTA 4차 협상을 앞두고 협상장과 공항 간 이동로를 점검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하루 300km라는 맹훈련으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완벽한 경비 여부야 말로 제주경찰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물론 자칫 폭력시위 등으로 인해 평화의 섬 이미지가 얼룩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카 반장 김효근 경사(43)는 “주 임무는 교통사고 예방활동 및 지도·단속”이라며 “기동경호는 물론 시위진압 현장 교통정리 업무도 처리하고 있다”며 바쁜 일정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업무의 고단함보다는 사이카 대원으로서 자부심이 배어났다.
중요행사가 아무런 탈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 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김 경사. 그러나 일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주 임무가 교통사고 예방과 단속이기 때문에 대부분 운전자가 단속에 걸릴 경우 우선 오리발을 내밀며 언성을 높인다는 것.
특히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왜 자기만 단속을 하냐며 욕설까지 퍼 부을 때는 정말 할말을 잃는다며 교통법규위반 스티커를 발부하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따가운 시선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래도 도움의 손길을 받은 관광객과 운전자들이 고마움을 알려올 때가 많아 피곤함을 잊고 산다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사이카 대원들은 업무추진에 있어 경력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후배들이 맘 상하지 않게 개인별로 만나면서 교육을 시켜주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함병희 경장(41)은 “내부에서는 선.후배간 화합을 다지고, 일선 현장에서는 주어진 임무를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고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안전을 책임진다는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미소를 띠며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오늘도 애마 ‘할리 데이비슨’에 몸을 싣고 관내 전역을 돌며 교통사고 예방활동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