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각계 인사 160명이 18일 FTA 반대 촉구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FTA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가 경찰의 시위저지 계획을 맹규탄하는 등 반대목소리가 격렬해지고 있다. 게다가 한미 FTA 협상 저지 시위대를 진압할 경찰 병력 1만여명이 제주에 상륙하고,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원 4000여명이 제주에 올 예정이어서 한미 FTA 개최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FTA 반대 시국 선언문= 제주지역 정계, 종교계, 교육계, 문화계, 여성계, 시민사회단체계 등 각계인사 160명이 18일 "굴욕적인 강화도 조약을 상기하며 한미 FTA 4차 협상이 제주조약이라는 치욕스런 결과로 남지 않도록 책임을 다할 것을 선언, 협상 중단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10월을 비상시국으로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와 제주대 한석지 교수, 임문철 신부 등 도내 각계인사 160명이 서명한 시국선언문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 석상에서 낭독됐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협상이 마치 제주의 기회가될 것 처럼 지역 여론을 호도하는 일부의 행태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민 53.8%가 FTA 졸속 협상을 반대하고 86.2%가 제주농업피해를 우려하는 상황을 직시해 지금이라도 함께 협상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계인사는 또 "정부가 협상을 강행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 협상이 미국의회의 일정에 따라 내년 3월이라는 협상시한만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미 FTA 협상을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견= 한미 FTA 협상장인 중문관광단지 내에서의 집회 불허 방침과 관련,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저지본부)는 18일 "경찰이 있지도 않은 폭력을 예단,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말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지본부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계엄령이 발동한 것도 아닌데 유래를 찾을 수 없는 1만명의 경찰 병력을 제주로 파견, 정부가 공안분위기를 조성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멋대로 유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FTA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밀실에서 FTA 협상을 강행, 벌써 4차 협상에 이르렀다"며 "정부와 경찰은 기본적인 집회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권력으로 4차 협상의 본질을 가리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지본부는 협상 전날인 22일 오후 6시 서귀포시 중문에서 협상저지를 위한 문화제를 시작으로 농축수산인 대회. 범국민대회. FTA 저지 결의대회 제주전역 선전전 등 협상 마지막날인 27일까지 협상 저지를 위한 집회를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사상최대경찰병력 제주상륙=회담장 주변을 경호경비하고 FTA 시위를 저지할 사상 최대의 경찰병력이 속속 바다를 건너 제주에 오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오늘(19일)부터 일반 여객선과 해경 경비정을 이용, 100여개 중대 경찰 병력 1만여명이 제주로 들어온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1만여명의 경찰병력을 제주로 건네 보내기 위해 하루 2500명씩 4일간 단계적으로 수송키로 했다.
경찰은 해양경찰청 경비정 4척을 지원받아 경력 1600명을 수송한다. 또 제주도행 임시 여객선을 투입, 1500여명을 이동시킨다.
나머지 6900여명은 19일부터 목포발 제주도행 일반 여객선과 완도, 인천, 부산항 등에서 일반 여객선을 이용해 차례로 제주로 들어온다. 전경버스와 물대포 등 장비 510대는 모두 여객선을 이용해 수송된다.
경찰 병력 1만명 이상이 바다를 건너는 것은 경찰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로 뱃삯만도 6억여원에 이른다.
한편 이택순 경찰청장이 18일 오후 제주도에 내려와 회담장소인 중문관광단지와 경찰병력 집결상황 및 경호경비 준비를 점검하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