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외국인과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들을 보면서 제주도에도 다민족사회가 다가옴을 충분히 실감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서 도내 외국인들을 초청하여 ‘제1회 제주다민족문화제’를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공동대표 홍성직, 50)가 개최했다. 모여든 모든 사람들이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를 때 차별이 없이 모두가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다.
배타적 민족주의보다 민주주의, 인권, 평등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요즘 한국의 출산율이 1.08명으로 일본 1.25명 보다도 더 낮으며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08명의 절반 수준이다. 유엔 미래보고서에서 이 추세라면 한국은 2050년 인구가 3000만 명으로 줄고 2800년께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고령화율도 2010년 10.9 %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을 퇴출 시키고 국가 성장력을 떨어뜨린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에 타격을 준다. 한국도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추구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5년 총 결혼건수 중 국제결혼이 13.6%나 된다고 한다.
이제 다민족 다문화의 열린 사회를 현실로 인정하고 편견과 차별 없는 사회 통합을 유지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2006년 10월 4일 추석을 앞두고 전북 장수군 소재의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와 결혼이민자 가구를 방문하고 격려하였다. 이날 한총리는 교육생, 전문가, 지역관계자 등과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농어촌 남성의 새로운 반려자로 정착하기까지 이주여성의 애로점을 청취하고,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결혼이민자 사회통합 지원대책’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토론하고 간담회에서 21세기 세계화 시대에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며, 다인종ㆍ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외국의 전문인력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개방이민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지역개발과 평화구축을 위해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이민정책에는 샐러드접시식(salad bowl)다문화정책과 용광로식(melting pot) 다문화정책이 있는데 기존의 세계 이민행정 추세는 문화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보고 이민자 후세들에게 그들의 민족 언어, 풍습, 전통을 가르치고 모국과의 왕래와 인적 교류를 장려했었다. 그러나 영국은 이민 2, 3세에 의한 테러를 겪고 나서 다문화정책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샐러드접시식(salad bowl)다문화정책은 이민자들에게 거주국 본류에 합류하도록 동기 부여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민자들의 민족 정체성 찾기를 부추겨 배타적 집단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빈민가에 몰려 사는 소수민족 집단은 국가를 초월한 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민을 받아준 국가와는 무관하게 행동하면서 때로는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용광로식(melting pot) 다문화정책은 모든 민족이 융화해 하나의 새 문화를 창출하자는 정책으로 미국의 이민정책이다. 수용국의 가치관에 동화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물만 받아들이겠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한국도 구미 선진국처럼 외국인 고급 인력을 유치하되, 한국의 전통 문화와 가치를 알도록 해 한국 사회에 동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정책은 다문화ㆍ다인종으로 인한 사회 갈등 요인을 제거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국익과 국가안보에도 유리하다. 비정부기구에서도 외국인을 위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동화정책을 구상하여 문화적 정서적 동질감을 높일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 및 각종 민간단체와 협조 체계를 갖춰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한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Identity)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외모가 조금 달라도 문화적 정서적 동질감을 함께 나누며 ‘인류는 하나’라는 의식을 꾸준히 함양해나가는 것이 제주도민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