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들 경험 부족으로 가나전 1-3 '패배'
‘포백 수비 정착, 공격 루트의 다변화’ 핌 베어벡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포백 수비라인이 완전히 정착된 상태다. 엔트리 선발부터 선수 투입까지 항상 포백을 염두에 두고 기본 틀을 구상한다. 선수층도 상당히 두꺼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공백없이 잘 메워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신예들의 경험부족이 8일 가나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나긴 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가나를 맞은 베어벡호는 전반까지 4-3-3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박주성과 차두리가 각각 좌우 풀백을 담당했고, 중앙을 김동진-김진규 라인이 책임졌다. 미드필드에는 오장은을 꼭지점으로 그 뒤를 백지훈과 이호가 맡았고, 스리톱에는 정조국을 중심으로 염기훈과 이종민이 윙 포워드로 나섰다. 수비진은 오른쪽 차두리가 주축이 돼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했고, 세트피스 상황 때 중앙 센터백이 번갈아가며 공격에 가담했다. 그러나 후반전 선수교체를 통해 시도한 전술변화는 오히려 패착을 불러왔다. 김동진을 대신해 투입된 김영철과 새판을 짠 포백 수비진의 왼쪽 라인은 후반 시작부터 가나의 거센 공세에 휘말려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선수들간에 사인이 잘 맞지 않아 전진할 때와 후진할 때 상황을 판단하지 못해 공간을 내줬고, 이는 후반 3분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진 수비를 하던 박주성이 뒷걸음질하다 볼처리를 하지 못하자 킹스톤이 그 뒷공간을 파고들며 크로스를 시도한 것을 그대로 기안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헤딩골을 터뜨렸다. 맨마킹에 실패한 김영철의 탓도 있지만 박주성의 실책이 더욱 아쉬웠다. 두번째 실점은 코너킥 상황때 에시앙의 2선에서의 공격 가담을 제때 막아내지 못한 수비진의 실수였다. 후반 38분께 가나의 쐐기골 역시 수비라인이 물러서다 기안의 느닷없는 방향전환 플레이를 막아내지 못한 때문이었다. 기안이 아크 지역에서 땅볼 슈팅을 시도한 순간 인근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안과 희망이 교차했던 수비라인과 함께 공격진의 다양한 변화는 눈여겨볼 부분이었다. 4-3-3 포메이션은 후반 김동현의 투입과 함께 4-4-2로 전환됐다. 좌우 윙 포워드는 자연스레 미드필드로 내려와 4명이 나란히 포진했고, 최전방 투톱은 플랫형 개념이 아닌 타깃맨 1명과 섀도 스트라이커 1명이 전후에 위치한 형태였다. 정조국이 쳐진 스트라이커로 위치했고, 김동현이 원톱으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 4-2-3-1 포메이션처럼 느껴질 수 있는 포지셔닝이었다. 일단 측면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김동현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이미 염기훈이 거의 홀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시스템 변화와 선수들의 무리없는 적응. 이번 가나전은 전술적인 체인지를 시도했을 때 나타나는 초반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던 한판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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