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얼짱’ ‘몸짱’이 기승을 부리더니 지금은 ‘동안(童顔)’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들어 ‘잘 생기셨네요.“라는 말보다 ”동안이시네요“ ”어려보이시네요“라는 말이 더 큰 칭찬이 돼버렸다. 20~30대 여성들만이 얼굴피부 관리에 신경을 썼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20~30대 남성도 취직과 결혼을 위해 피부 관리를 하고 중년 남성여성 모두가 직장에서 경쟁력강화를 위해 ”동안(童顔)“열풍이라고 한다.
이러한 “동안(童顔)” 열풍 중심에는 인터넷이 자리 잡고 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가입 회원이 60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온라인(on line)과 오프라인(off line)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동안(童顔)에 대한 비법을 교환하고 매달 최고의 동안을 투표로 선출해서 온라인 게시판에 사진을 올린다고 한다. 이러한 “동안(童顔)”에 대한 집요한 집착은 역사적으로도 많은 이설(異說)들이 많다.
이를테면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하룻밤 같이 한 정부(情夫)를 아침 반드시 독살 했는데 그 이유는 밤중의 음란한 작태가 새어나가면 여왕으로서 위신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었다는 설과 그것이 아니라 화장에 의해 만들어진 자신의 아름다운 “동안”이 밤중에 탄로 났기 때문이었다는 이설도 있다. 사람들은 항시 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목숨이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모두 존재하는 것이 며는 변하는 대자연의 섭리를 막을 도리는 없다. 변하는 그대로의 순수함이 더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눈언저리의 주름살은 20대 후반부터, 이마의 주름살은 30대 후반부터, 입가의 주름살은 40대 후반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그래서 눈가 주름살은 이성(異性)의 참맛을, 이마의 주름살은 인생의 참맛을, 입가의 주름살은 천리(天理)의 참맛을 아는 표상이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눈웃음 주름살에 잠 못 이루고, 찡그린 이마 주름에 애간장을 녹인다는 우리 나라고대의 음요(淫謠)는 주름살에 대한 서양 속담에 비해 형이하학적이다. 이처럼 얼굴의 주름살은 원숙해져가는 삶의 궤적(軌跡)이요, 인생의 계급장인데도 늙기 싫고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동안회귀(童顔回歸)의 욕구 때문에 낙오된 인생으로 전락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들이 많다.
서양에서 최초로 주름살약과 “동안”에 신경 쓴 여인은 악명 높은 네로 황제의 아내 “포파에아”라고 한다. 자신의 얼굴을 미화시키기 위해서 5백여 명의 노예를 거느렸다고 한다. 유명한 퀴리 부인도 여인지라 자신의 주름살을 없애고자 방사성(放射性)팩을 만들어 쓰는 등 반 사회적인 비방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이와 같이 젊게 살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온 현상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 더욱 열성적인 것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아 졌고, 이에 따라 일찍 늙는 것이 더욱 부정적으로 느껴져서 “동안” 열풍이 나타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이와 병행해서 우리나라의 거대한 미용시장 자본이 만들어 내는 미모에 대한 마케팅이 “동안”열풍을 가속 시키고 있을 수도 있다. 이유가 어떻던 지금 우리나라에는 “동안” 열풍이 불고 있다. “동안”열풍 중심에 선 여러분들에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젊은 얼굴유지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권장할 만 일이다. 왜냐하면 사회가 아름다워지고 젊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안”에는 비법은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비법은 운동과 음식과 마음이다. 그러니까 과도한 집착으로 성형 등으로 자연스러운 자신의 몸을 파괴하지 말라는 말이다. 마음의 주름살을 없애는 것이 더 확실한 “동안”과 젊음을 유지 할 수 있는 최선이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