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은행장 윤광림)이 도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실상의 물꼬를 트면서 향토기업의 면모를 일신,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제주은행이 그동안 제주도와 제주시 등 지자체에서 재래시장 활성화 시책을 폈으나 실패한 원인을 파악, 도내 재래시장에 신용카드 사용의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제주은행은 26일 오후 동문재래수산시장 상인회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 협약식’을 갖고 재래시장을 찾는 일반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상인들에게 신용카드 단말기를 무상 공급키로 했다.
제주은행은 이를 위해 신용카드 단말기 회사와 계약을 맺고 동문재래수산시장내 177개 상인가운데 현재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30개 상인을 제외한 77개 상인에게 무상으로 신용카드 단말기를 공급, 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
제주은행은 특히 지난 15일 제주도와 재래시장 상품권 발행 협약을 바탕으로 도내 8개 재래시장 및 오일장 등 모든 재래시장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결재시스템 구축을 위한 단말기 무상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현재 동문재래시장 상인회에서 신용카드 결재시스템 구축을 위해 상인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조만간 동문재래시장에서도 그동안 신용카드 미취급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은행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도입에 따른 상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카드 단말기 무상지원 및 관리수수료 최대한 할인 지원 △제주은행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할인 우대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단 올해말 까지)을 부여키로 했다.
제주은행은 특히 ‘재래시장사랑카드’를 발급, 카드 사용액의 0.1%를 재래시장 발전기금으로 출연키로 했다.
이번 제주은행의 재래시장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구축으로 그동안 재래시장에서의 쇼핑시 불편을 겪었던 신용카드 사용문제가 동문재래수산시장을 발판으로 완전 해소될 전망이다.
사실 재래시장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구축은 김태환 지사의 구상가운데 하나였다.
이는 김 지사가 최근 재래시장 활성화와 관련 간부회의시 신용카드 결제 방안을 간부들이 강구해서 보고토록 하는 등 보다 능률적인 보고체제를 갖추도록 지시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재래시장 신용카드 미취급에 따른 불편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주시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오일장 및 동문재래시장 경유 관광투어가 실패한 것도 바로 관광객들의 구매요인, 즉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와 제주도로부터 보조를 받는 각급 사회복지법인 및 단체들의 경우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식자재 원료를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려고 해도 신용카드 미취급에 따른 영수증 처리(정산용 서류)가 안돼 사실상 재래시장 이용이 원천 차단됐었다.
이런 문제를 제주은행이 한꺼번에 해결함으로써 향후 저렴한 가격, 풍부한 인심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 재래시장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재래시장 상품권 발매로 재래시장 이용 활성화의 단초를 마련한 만큼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이 향후 재래시장 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