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교실 에어컨 못틀어
찜통교실 에어컨 못틀어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4.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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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에 도내 교실이 찜통을 방불케 하고 있다.
올해 제주지방은 마른 장마가 겹쳐 방학을 앞둔 16일 오후 2시 현재 32도를 넘기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도내 학생들은 연신 땀만 흘리고 있다.

제주시내 S고의 경우 2년 전 교실마다 에어컨을 설치했으나 학교측은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를 켜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어차피 가동하지 않을 바에야 없느니만 못하다"며 "마치 그림 속의 꽃을 보는 느낌"면서 학교측 처사를 야속해 했다.

H고도 마찬가지.
학교측 관계자는 "교실과 급식실 등에 총 40여대의 에어컨이 설치돼 있으나 월 300만원을 웃도는 전기요금이 걱정돼 전혀 이용치 않고 있다"며 "하루 종일 틀 경우 월 500만원을 훌쩍 넘기는 통에 수능을 앞둔 고3교실만 간간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측이 '전기요금 타령'을 하는 것은 바로 학교운영비로 이를 부담해야 하는 탓.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더위에 수업능률이 오를 수 있겠느냐"며 학교측의 처사를 나무라고 있다.

또한 여름 보충수업에 나서야 하는 도내 일반계학생들은 방학 아닌 방학나기가 걱정이다.
더위가 본격화되는 8월초에도 어김없이 등교하기 때문이다.

도내 학교들은 현행 학교시설에 적용되는 '교육용 요금'을 '산업용' 수준으로 인하하면 학생들에게 시원한 수업 여건이 조성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 전기요금을 보면 교육용이 kw 당 57.1원으로 산업용보다 5원 가까이 높고 특히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25원 이상 비싼 kw 당 88.90원이다.

학교관계자들은 "관계당국의 협조가 있다면 학생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부담 없이 제공 할수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총과 한없이 오르는 전력계기표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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