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금융기관 대출증가율이 크게 둔화, 기업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3일 발표한 '2006년 상반기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도내 금융기관 대출금 잔액은 8조3918억원으로 상반기중에 0.7%(616억원) 증가 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중 전국 금융기관 대출금 증가율(6.1%)과 지방 금융기관 대출금 증가율(6.4%)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금융기관별 대출금 증감 추이를 보면 은행권 대출금 증가율은 상승 추세인 반면 비은행권은 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은행의 대출금 증가율은 2005년 상반기 1.3%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8%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가계대출이 은행의 대출금 증가를 주도한 반면 올해 들어서는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 및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등으로 기업대출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0.1%에서 올 상반기에는 -0.6%로 부진을 보였다.
금융기관의 대출증가율이 떨어지면서 예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6월말 현재 도내 금융기관 예대율(총대출금잔액/총예수금잔액)은 86.9%로 지난해말 90.0% 대비 3.1%p 떨어졌다. 이는 전국 금융기관 예대율(74.4%)보다 12.5%p 높지만, 지방 금융기관 예대율(97.3%) 보다는 10.4%p 낮은 수준이다.
예대율 역시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인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의 예대율은 2004년말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의 예대율 하락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의 본래 기능이 크게 위축될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도내 금융기관의 대출둔화는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요인도 있으나 전국적인 대출 증가세에 비춰 볼 때 제주지역의 경기회복이 부진해 대출수요가 줄어든 때문”이라며 “금융기관간 대출확대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 제주지역의 부진한 경기 여건 등으로 신규 대출수요 창출이 제한돼 대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제주본부는 지역 경제회복을 위해 △'기업가정신 발휘 △시설투자 확대 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인센티브 지원 △금융기관의 맞춤형 상품개발과 장기대출 활성화 등 금융중개기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