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제주문화 색깔 찾기
[세평시평] 제주문화 색깔 찾기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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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힘은 강하다. 한 지역이 지닌 문화의 힘은 그 국가의 국력과 직결된다. 고대의 그리스가 그랬고, 중세의 영국이, 현대의 미국이 또한 그렇다. 세계 사람들은 지금도 “그리스로마신화”에 묵상하고, “비틀즈”를 노래하며 “헐리우드영화”를 찬양한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문화를 육성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문화활동에 투자하며 수많은 문화콘텐츠의 물결 속에서 소비자는 문화를 찾아서 모여든다. 바야흐로 문화를 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문화산업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한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정신이 집결된 자산이요, 코드다. 지금 세계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고유문화사회의 성을 쌓기 위해 집요한 정신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산업시대에 우리 제주의 고유한 문화 색깔은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지금우리는 세계와 경쟁해야만 생존 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나락에서서 우리 문화의 좌표를 챙겨야 될 것만 같아서 하는 말이다. 우리제주는 과연 문화적으로 우리 나름의 색깔을 갖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한다.

제주시를 비롯한 서귀포시를 보더라도 국내외 다른 도시들에 비하여 별다른 특색을 찾기 어렵다. 거리나 가로의 풍경이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국내외 다른 도시들과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보다 좀 소득이 못하다는 동남아 지역에 여행을 가보면 이 나라의 도시들이 자기들만의 색깔과 분위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들의 문화발전마인드는 너무나 소극적이다. 우리들의 관광 토속상품으로는 돌하르방, 토속 음식 몇 가지 등이다.

196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까지 해온 그대로 현상유지다. 제주시의 고급식당은 일식집으로 판을 친다. 음식문화도 지방공공부문에서 기획추진이 필요한 부문이다. 지역문화는 근본적으로 좋다, 나쁘다 하는 우열 개념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역문화란 서로 다를 뿐이다. 외국인과 자주 접촉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정형화된 물건보다는 색다르고 엉뚱한 물건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가장 제주적인 것이 우리 것이면서 제주 문화의 색깔이다. 우리 윗세대에게서 들은 말이다. 농경시대에 제주에 마을마다 마을 어귀에 세워진 돌하르방에 대한 말이다.

어느 마을인지는 확실히 기억 할 수 없으나 한 마을에 세워진 돌하르방 코를 만지면은 아들을 못 나는 여인들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생활문화가 생성되어 제주 지역의 다른 마을은 물론 전라남도 등 육지지역 여성들까지 그 동네에 와서 민박을 하며 그 돌하르방 코를 만지러 다녀갔다고 한다. 이것이 그 지역 문화일 것이다. 전통문화 행사만 한다고 해서 우리문화의 정체성(Identity)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제주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을 지원하고 보전할 때 문화가 형성되고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감귤 등 1차 산업에서, 고유의 제례풍습 등 죽은 자의 문화에서, 동네마다 선조들이 신앙이 대상이었던 무속신앙에서 제주적인 문화를 찾아야할 것만 같다. 지금까지의 문화 활동은 전문적인 문화예술 진흥에만 치중하고 지역(생활)문화활동은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시대를 맞은 지역문화 전략은 [지역문화]에서 [문화지역]으로의 변신을 시도해야만 한다. 즉 지금까지 중시해오던 고유한 지역문화를 넘어서 외부에 문화지역으로 비치는 지역이미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문화지역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확립하게 된다면 對 다른 도시 및 對 고객관계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문화지역의 마케팅활동과 전문문화예술이 서로 win-win되어서, 문화이미지시대의 제주의 문화가 활짝 꽃필 것을 기대해본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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