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장 내정자 부결후 제주도정은...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도의회의 부결처리가 있은 지 하루가 지난 17일 오전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던진 첫 마디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이끌어낸 김태환 지사가 사실상 자신이 주도,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의해 감사위원장 내정자 부결이라는 ‘첫 좌절’을 맛본 것이다.
감사위원장 부결이후 제주도는 말 그대로 충격에 휩싸였다.
17일 감사위원장 내정자 부결직후 제주도는 각 언론에 보낸 ‘감사위원장 부결에 따른 입장’을 통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도정을 이끌어 정정당당하게 특별자치도를 완성해 나가겠다’는 다소 격앙된 표현을 보였다.
제주도는 그러나 불과 20분 뒤 이 같은 표현을 ‘심각한 우려와 함께 미안한 말씀을 드린다’‘특별자치도의 발전을 위해 더욱 중단 없이 매진할 것을 말씀 드립니다’는 온순한 표현으로 고친 ‘수정본’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는 내부적으로 적지않은 반발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암시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외형상 모습일 뿐 17일까지 제주도 고위공무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도의회의 부결사태이후 김 지사를 축으로 하는 제주도정과 특히 초선의원들의 입김이 그 어느 때 보다 거세진 의회와의 관계가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5.31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각 여야 각 정당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김 지사에 대한 도의회의 견제는 이번 감사위원장 부결사태에서 보듯 앞으로 김 지사의 운신의 폭을 크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는 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도의회의 부결 사유가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감사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데 있다고 지적한 점을 중시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히 검토한 뒤 의회와 협의를 벌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이번(감사위원장 부결)사태가 특별자치도 출범 후 새로 바뀐 제도와 틀 속에 초래된 ‘운영의 미숙’이 아니라 행정과 의회가 서로 법에 보장된 고유한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초래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제주도청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특정 정치세력에 가깝지 않은 인물을 찾기 위한 수소문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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