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 부결 파문
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 부결 파문
  • 정흥남
  • 승인 200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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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인물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냐”
16일 제주도의회가 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부결처리한 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되물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하순 제주도청 기자실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풍부한 경륜과 원만한 대인관계 등이 장점으로 자치감사를 담당할 감사위원회 수장으로 적격자라고 판단돼 인선했다”며“특히 선거와는 전혀 관계없는 중립적인 인물로, 정파에 치우쳤다든가 행정에 너무 가깝다든가 하는 것 없이 객관적인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김 지사가 이처럼 화려한 어구를 동원하면서까지 소개한 고창실 내정자에 대해 도의회는 찬성 13, 반대 22, 기권 1이라는 큰 차이로 임명을 부결하면서 김 지사를 외면했다.
도의회의 부결처리 후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의회에 반대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처럼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는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찬.반 의원수를 재확인 하는 현상까지 목격됐다.
이번 도의회의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부결처리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로 국제자유도시 출범이후 각 분야를 진두지휘하며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유지해 온 김태환 지사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김 지사의 도정운영 역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의회내 ‘지지세력’이 거의 없는 김 지사로서는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 앞에서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번 도의회 부결은 고 내정자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일부 시민사회단체 등이 반대하는 유덕상 환경부지사 내정자에 대해서는 도의회가 ‘적합’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도의회 부결사태로 당장 김 지사는 후속 감사위원장 선임을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김 지사가 고 내정자를 선택하기에 앞서 제주도청 주변에서는 감사위원장 후보로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인 K.O씨와 학자출신 B씨, 교육계출신 K씨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비록 본인들은 부인할지 몰라도 일정부문 ‘정치색’을 보여온 데다 ‘신선도’가 떨어져 의회 동의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도의회 부결 직후 한 제주도 관계자는 후속 인선이 어려움을 이렇게 털어놨다.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에 대한 장.단점을 도의회와 도민사회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 입맛’에 맞는 새 인물을 찾을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솔직히 속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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