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평화의 섬, 제주의 길
[세평시평] 평화의 섬, 제주의 길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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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란 협의로는 인간집단(종족ㆍ씨족ㆍ국가ㆍ국가 군)의 상호간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제주도가 지향하는 평화는 넓은 의미라야 한다. 과거를 반추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종합적인 분석에 의한 판단으로 제주의 앞길을 밝혀야한다고 본다. 제주의 과거는 영광보다 쓰라린 아픔이 많다. 여기서 버릴 것과 찾을 것, 고칠 것을 새로운 바탕에서 구축하는데 그 상징으로 ‘평화의 섬’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는 역사와 자연, 기후, 조건의 특성을 갖고있다. 아름다움과 온대성 기후는 유리한 선천적 창조다. 옛날 바람이 많고 한발과 수해는 제주를 괴롭혔다. 사면이 바다는 육지와 교통장애가 되고 통신의 두절을 초래 정부통치의 치외법권지대가 되기도 하였다.

이약동 목사와 같은 善政도 있었지만 苛斂誅求도 많았다. 잦은 전염병의 창궐, 척박한 땅은 식량난으로 기아를 발생시키고, 어로로 인한 죽음 등 변방의 차별을 겪었다. 서기 1002년에도 활화산이 터지고 왜구의 노략질은 환해장성을 축조하여 막았고, 빈번한 민란, 죄인들의 유배, 몽골의 100 여 년 지배, 러시아의 지배도 받을 번했다.

악조건을 벗어나려 제주사람이 移住가 많아지자 200년 간 출육금지령을 내렸으나 끊지를 못했다. 일제는 도 행정구역을 전라도에 부속하고, 전쟁수행을 위해 군용땅굴파기, 비행장건설 등에 동원했다. 4.3사태의 발생과 진압과정에서 많은 양민의 희생과 재산피해를 입었다. 마을마다 축성을 쌓는데 여성까지 출력을 시키고 城도 지켰다.

6.25전쟁이 나자 상대적으로 많은 병역차출과 노무징발 등으로 희생과 고난을 치렀다. 이런 과정에서 훈련소와 피난민수습, 인권침해도 컸다.

현 시각에서 과제

차별과 고통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곳이 이 지역이며 도민이다. 김구선생은 독립된 대한은 부국강병이 아니라 아름다운국가 즉 도덕이 바로 서고 문화가 강한 나라를 원한다고 했다.

제주의 평화의 섬이 이런 시각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다. 외형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잘사는 제주가 아니라 인격수준이 높고 고루 잘사는 제주, 그 속에 사기?절도?살인?방화 등 범죄가 없고 모두의 생존권보장으로 화목한 가정, 인간성이 숨쉬는 도리가 바로 서고 인권이 우선되는 안정된 제주이다.

특별도는 영세중립국가인 스위스가 인구700만이면서 23개의 주를 가진 민방위체제가 잘된 연방국가다. 제주의 장점을 살린 평화의 이미지에 효과적 접근이 유리한 존재가치의 추구대상이다. 제주의 정체성을 해부, 온고지신하는 창조적 문화와 가치의 창출이다. 제2차대전 후에 반전을 전제로 한 유엔창설, 평화대원칙 선택 등이 있었으나 전쟁은 계속되었다. 즉 평화유지의 지름길이 되지 못했다. 루소-칸트의 평화철학, 논어의 和同論, 묵자의 反戰ㆍ平和主義,  종교이념도 전쟁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평화주의

평화주의에 근사한 몇 분의 지론을 제시 가름하고자 한다. 노자의 ‘자연과 물관’이다. ‘자연’은 길다고 그것을 여분으로 여기지 않고 짧다고 그것을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 자연이며 도의 최상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서 완성된 것이며 다른 외부를 갖지 않는 독립적 존재 즉 恒産的 존재며. 최후의 존재며 최초의 존재이기도 하다.

이는 질서의 기준이 되고 있다. 서양적인 Nature가 아니란 말이다. 수천만 년의 풍상을 겪으면서 스스로 만들어진 ‘관계들의 총화’라는 것이다. 또한 ‘물’은 결코 다투는 법이 없다. 막히면 돌아가고 바위를 만나면 비켜 간다. 가파른 계곡에선 달리고 공간이 있으면 채우면서 다음 뒷물을 기다린다. 넓은 평지에선 거울같이 수평을 이루어 유유히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묵자는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兼愛ㆍ所染ㆍ非攻ㆍ反戰ㆍ平和ㆍ節用을 주장하고, 장자는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바다가 되라고 하면서 제자백가들의 空理空談을 실천철학으로 바꾸라고 했다. 이런 고전에서 오늘의 현실을 깨우치고 있다. 진시황의 사상통일을 위해 焚書坑儒를 했으나 그 의도는 불발로 끝났다.

춘추전국시대도 지금의 세계적 경쟁의지와 견줄 만한 시대요 좋은 사상은 오늘에도 거울로 비추고있다. 제주 평화의 섬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가치의 함축이 요구된다. 포럼이나 관련조직, 학교도 큰 안목에서 제주의 미래에 기여하는 평화의 섬으로 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   계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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