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제주농약시장 독점기도 배경은 …
농협중앙회 제주농약시장 독점기도 배경은 …
  • 김용덕
  • 승인 200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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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농약제조회사에 ‘농약 1년치 현찰 구매’를 시도한 것은 계통공급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제주지역 사업기반존립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백억원대의 현금을 주고 농약을 모두 사버리겠다는 의도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농약은 현재 제조회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와 도매상에 1차로 공급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농협중앙회도 도매상과 다름없는 농약 1차 도매상이다.

농협중앙회는 제조회사로부터 농약을 구매한 후 전국 각 지역본부를 통해 다시 조합에 계통판매하고 있다. 도매상은 각 지역농협과 농가, 신협 및 마을금고를 통해 농가에 판매하고 있다.

농협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농약시장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55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농협중앙회→지역농협→농가계통판매는 2003년 제주농협이 농약․농기계부품센터를 설립, 운영하면서 당해 127억, 2004년 136억으로 정점에 달했다. 그러나 2005년 117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른 계통이용률은 2003년 28.4% 2004년 33.4%, 2005년 26.3%로 해마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역시 7월말 현재 64억5100만원어치가 계통공급, 전년동기 22.8% 대비 19.2%로 3.6%P 떨어졌다.

반면 지역농협이 일반도매상을 통해 공급받는 자체판매규모는 2003년 320억, 2004년 270억, 2005년 328억원으로 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말 현재 지역농협이 도매상을 통해 농가에 판매한 농약은 307억1700만원으로 계통공급보다 무려 3.5배 많다.

바꿔말하면 농협제주본부의 지역농협 농약계통공급비율은 해마다 떨어지는 반면 일반 농약상의 지역농협을 통한 공급비율은 상대적으로 상승,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농협제주본부 관계자는 “농약도매상들이 지역농협과 농약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지급장려금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계통공급비율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바로 이 계통점유비가 해마다 떨어지자 지역농협의 계통공급비중을 농협중앙회로 일괄 전환시키기 위해 이번에 ‘농약 1년치 현찰 구매’라는 카드를 제조회사에 내민 것이다.

도내 농약업체는 “제조회사에 농협중앙회의 현찰구매수용여부를 공문을 통해 접수했으나 한달이 넘도록 회신이 없다”면서 “이는 제조회사가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볼 수 없어 공동 대응책을 마련, 전면전도 불사하겠다 ”고 말했다.

농협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약 계통공급실적은 117억원으로 지역농협 취급액 445억원의 26.3%에 불과한데다 전국 70%에 비하면 무려 45%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중앙회가 바로 이 같이 하락추세에 있는 농협계통공급비율을 높이기 위해 ‘농약 1년치 현찰 구매’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상도의를 내팽개친 행위일 뿐 아니라 ‘현금’이라는 무기로 시장자율구조를 무참히 짓밟겠다는 농협우월주의가 낳은 야욕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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