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빛’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바다,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 간간히 떠다니는 조각배,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에 119시민수상구조대원으로 근무한 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소방본부에서는 국민생활수준의 향상과 웰빙 생활 추구에 따른 여름철 피서객의 급증으로 해수욕장 등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가 빈발함에 따라 도내 7개 해수욕장에 수중인명구조 자격을 가진 소방관을 파견하여 119 시민수상구조대라는 이름으로, 해수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가 소속한 이도119센터에서는 관광지로 유명한 함덕해수욕장에 3명의 전문구조요원을 파견하여 경찰과 공조하여 여름철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매우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이런 밝은 표정을 한순간에 어둡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각종 안전사고이다.
해수욕장을 순찰하다 보면 우리 시민구조대를 비롯한 안전요원들의 말을 무시한 채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자신의 수영실력을 과신하여 깊은 곳까지 무리하게 수영을 하는 사람, 술을 마신 상태로 수영을 하는 사람 등등이 그런 경우이다. 이러한 위험한 행동은 자칫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길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수영을 하다가 다리 경련이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운동을 하는 것, 안전요원의 지도에 따라 안전한 곳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 따로 떨어져서 해수욕을 하지 않는 것, 식사 후 바로 수영을 하는 것도 몸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수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강한 바람이 불 때는 튜브가 떠내려 갈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많이 있는 안전한 곳에서 물놀이를 해야 한다. 며칠 전에도 안전요원의 말을 듣지 않고 안전선을 넘어 물놀이를 즐기다가 보트가 바람에 떠밀려가 구조 활동을 한 적이 있다. 다행히 안전하게 구조되긴 했지만 구조보트까지 동원됐던 그때의 긴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지루했던 장마도 지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찾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에서 더위를 잊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물놀이 안전수칙을 지켜 바다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추억만을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원 현 준 (제주소방서 이도 119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