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는 것은 당찮은 일입니다"
해마다 국경일이 다가오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제주도내 곳곳을 돌며 태극기 달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규북씨(70.서귀포시 중앙동)의 말이다.
한규북씨는 태극기 할아버지로 잘 알려질 만큼 태극기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다.
그의 태극기에 대한 외길 사랑은 무려 33년. 국경일 보름 전부터 태극기 게양 계획을 세운 뒤 제주도내 가정과 각 항을 돌며 어선들마다 차근차근 태극기를 나눠주는가 하면 게양시설이 없는 배에는 시설을 직접 설치해 주기도 한다.
이처럼 그가 해마다 제주도내 곳곳을 누비며 태극기를 나눠주는 매수는 1000매에 이른다.
특히 제주도와 서귀포시에서 해마다 지원 받고 있는 태극기 350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비를 털어 구입해 나눠주는 등 쉽지 않은 태극기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광복절을 일주일 여 앞 둔 지난 7일과 8일 역시 그는 태극기를 가지고 서귀포항을 찾았다.
찌는 듯한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귀포항에 정박해 있는 선박들을 돌며 태극기를 나눠주고 달아주기 위해 찾은 것.
이날 자신을 도와 태극기를 달아주고 있는 제주해양경찰서 서귀포광역파출소 직원들 모습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 배어났다.
찜통 더위에 짜증이 날만도 하지만 일편단심 태극기 사랑인 그에게는 태극기를 보는 것 자체가 피서인 것이다.
장롱 안에서 잠자는 태극기가 아닌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 그의 작지만 커다란 바람이다.
다가오는 광복 61주년 광복절에는 제주도내 전 가정에 태극기가 게양되길 바라는 그의 집에는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