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가 없는 산지돼지값 고공행진속에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도내 돼지출하량이 예년 같으면 하루 2000~2100두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선 1700~1800두로 15% 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돈가가 너무 높아 제주 등 국내산 돼지의 소비가 줄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국발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인한 소비대체 효과로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산지돼지값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이달 들어 제주축산물공판장에서의 돼지 평균경락가는 100kg 마리당 29만2000원으로 전달에 비해선 3.5%, 지난해 동기에 비해선 27%나 높다.
특히 도내 산지돼지값은 6월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올해는 이 궤도에서 벗어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산지돼지값이 상승세를 지속, 육가공업체들이 원료육에 대한 구매부담 때문에 작업량을 줄이면서 제주산 돼지고기 유통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탐라유통 관계자는 “제주산 돼지 1마리당 작업시 4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평소 하루 300두 작업하던 것을 최근에는 170~220두로 줄였다”고 밝혔다.
대신 올해 들어 돼지고기 수입량은 급격히 늘고 있다. 제주 등 국내산 돼지고기 유통감소를 수입산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농림부의 축산물 수입검역통계에 따르면 6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은 5만520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820톤에 비해 63.2% 늘었다. 이 물량은 또한 지난해 돼지고기 총 수입량 6만790톤의 90.8% 수준으로 상반기에 벌써 지난해 총 수입량에 육박하고 있다.
탐라유통 관계자는 “최근 음식점에서 수입돼지고기를 섞지 않고는 수지를 맞출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제주 등 국내 돈가는 9월 정도에 가서야 진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