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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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 소녀는 이름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그 편지에는 짤막하게『너는 누구냐?』 라고만 적혀 있었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 소녀는 거울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지?』를 스스로 자문해 본다. 그런지 며칠 후 그 이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또 다시 긴 편지가 왔다. 『사람이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 고 굶주린 사람에게 묻는다면 먹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은 따스함이라 대답할 것이고, 외로운 사람은 벗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본조건이 모두 충족된다하더라도 그래도 사람에게 절실한 것이 있을까? 그렇다 사람은 모두 먹어야 하고 사랑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밖에도 절실한게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왜 살고 있는가를 알고 싶어 하는 절실한 욕구를 우리는 갖고 있다.』
노르웨이 작가 요스타인 골덴이 쓴 “철학자로부터의 이상한 편지”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소피의 세계』는 이렇게 시작이 된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미처 생각해보지도 또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않은 우리에게 사고의 원점으로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기본문제에 대해 일깨워주고 있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라는 의문사다. 사람에게 지혜를 불어넣어주는 것도 『왜』라는 의문이다. 그런 『무엇』과 『왜』라는 의문을 티끌만치도 품지 않은 채 그동안 우리는 마냥 달려만 왔다. 그것도 앞을 향하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도 의심하지 않고 달리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이 오로지 달리고 또 달려 왔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를 경쟁상대로 삼아 남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달리는데만 급급해서 발밑에만 정신이 팔려 먼 산 저편에서 무슨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는지도 관심가질 여유조차 없었다.
빛을 보기위해서는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귀가 있다. 그리고 생각을 하기 위해 사람에게는 머리가 있고 마음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생각하지 않고 앞만보고 살아왔다. 한마디로 우리는 생각하는 버릇을 잊고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방향감각을 잃었으며,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야하는가? 하는 목적의식도 잃고 있을 때가 많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의 제주특별자치호가 화려하게 세계를 향해 출범했다. 분명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은 세계속의 제주로 성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 변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지 조차 명확하지 많다. 또한 새로운 변화를 통한 성장이 과연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인지, 또는 우리의 삶과 아이덴티티를 얼마나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적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많은 사람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한번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는 누구인가?』『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이   광   래 (제주관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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