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당 조종숙 선생이 17일 제주시 납읍리 휘트니스타운 세미나실에서 사단법인 제주도한글서예사랑모임이 주최한 2006 학술대회 및 회원의 날 초청강연에서 서예술을 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감회를 밝혔다.
이날 조 선생은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과 충격 등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붓'이었노라고 강조했다.
그는 "'붓은 우리가 버리지 않는 한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며 그러나 작가가 되기까지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반문하면서 "후진들에게 늘 '등산가의 마음으로 글씨를 쓰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먼저 정상을 쳐다보지 말고 열 발을 한번에 뛰어 밟을 수 없듯이 한 발 한 발 앞만 보고 오르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정상에까지 오를 수 있다"며 "옆을 보고 위를 미리 쳐다보며 조급하고 욕심을 낸다면 먼저 좌절하고 실족하고 마는 등산가와 같다"고 말했다.
이날 조 선생은 "궁체로 시작한 우리 한글서예는 궁체만을 지키고 있으면 너무 머물러 있다고 생각이 들고 또한 변화를 시도하면 지나치지 않나, 잘못되어 가는 듯한 우려도 금할 수 없는 것이 우리 한글서예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며 "그러나 궁체보다 더 승하된 예술로 이끌어 가야 함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는 많이 변화된 서체도 볼 수 있지만 변화라는 명목하에 기본이 안 된 서투른 멋을 강조해 남의 이목을 끌어보려는 면이 유행하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섣부른 변화를 시도하는 이들을 꼬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현병찬 이사장은 "금년은 훈민정음이 반포한지 560년이 되는 해이며 한글날이 국경이로 되돌려 제정된 첫 해"라며 "중간에 몇 차례 회원의 날 행사를 갖지 못한 점을 섭섭하게 여겨 오던 차에 금여이라도 이처럼 성대하고 뜻깊게 개최하게 됨을 퍽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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