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금도 틀리지 않다. 최근 한미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농산물이 물밀 듯 국내로 수입되면서 우리나라 식물검역관 뿐 아니라 수입상들 사이엔 “외관상 흠이 전혀 없을 정도로 중국산 농산물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국립식물검역소 중부지소(인천)와 영남지소(부산) 현지 취재결과 보세창고에서 검역을 기다리는 중국산 감자, 당근, 파, 두릅, 콩 등 채소류와 칠레산 키위, 미국산 오렌지 등은 외관, 선별도, 굵기, 세척도 등 모든 면에서 국내산을 압도할 정도로 최상품 수준이었다.
하동호 중부지소장은 중국산과 국내산 농산물 품질 비교를 묻는 질문에 “중국산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 이러면 우리 농산물 큰일이다. 중국 현지에서 철저하게 병해충 검역뿐 아니라 선별을 거쳐 깨끗한 농산물이 들어오고 있다. 차별화하지 않고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틀간 현지를 방문한 농협 관계자 및 조합장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농협제주본부 오상현 유통총괄팀장은 “행정당국, 농협, 농가의 삼위일체 구축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한쪽만의 계획과 대책마련으로는 현실적으로 닥친 위기 돌파가 어렵다는 얘기다.
미국산 수입감귤의 경우 국내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궤양병은 사라진지 오래고 과실파리, 캘리포니아 붉은딱지벌레도 없다. 특히 당근 등 수입산 채소류에는 기본적으로 문제되는 병해충이 없다는게 검역관들의 얘기다.
특히 미국산 수입오렌지의 경우 0℃ 냉장수입되는데다 1986년 우리나라와 미국간 양국협정을 통해 수입하기 전후 의무소독토록 규정, 검역관 입회하에 확인, 종결처리를 거쳐 사실상 검역은 문제가 없는 실정이다.
중국산 당근의 경우 선도와 저장정 유지를 위해 현지에서 방사선 조치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를 잡아낼 수 있는 검증방법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
허 소장은 이와 관련 “방사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강화된 검역 규제와 검사를 통과하는 수입농산물이 그만큼 국내산 농산물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강희철 서귀포농협조합장은 “우리 농민들 진짜로 정신차려야 한다”고 전제 “이렇게 좋은 수입농산물이 들어오는데 현재 제주농민들은 제대로 현실 파악을 못하고 있다”면서 “보다 더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산과 수입산과의 문제점을 파악, 이를 개선하기 위한 농정당국의 정책수립과 농협의 실무전선 강화에 따른 대농민 교육 추진, 농가의 인식개선을 통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