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 골목상권 '휘~청'
멍든 골목상권 '휘~청'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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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진출한 대형할인매장의 상도의를 상실한 무차별적인 할인 횡포로 주변 골목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주)한라산과 킹마트 등 소주생산업체와 도매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서귀포시 동홍동에 입점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5월 문을 연 이마트 서귀포점이 가장 민감한 상품인데다 서민의 술로 알려진 소주 값 인하경쟁을 벌이면서 최근 소주 2홉들이 1병당 600원대까지 내렸다. 이는 한라산 2홉들이 공장도 가격 930원과 순한소주 960원, 진로의 참이슬 800원에 비하면 각각 330원, 360원, 200원이나 내린 가격이다. 주변에선 “20~30원 마진을 놓고 판매하는 소주 값을 이렇게까지 내린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매업체서는 공장도가격의 3% 수수료를 더한 가격에 값을 매겨 내놓는게 정상이다. 이럴 경우 한라산의 출고가격(3% 수수료 더한 기준)은 957.90원, 순한소주는 988.80원, 참이슬은 824.00원이다. 그러나 이마트 서귀점과 홈플러스는 한라산 2홉들이 한 병 가격을 놓고 경쟁을 시작, 타사에 비해 자신들의 파는 소주 값이 더 싸다는 상술을 홍보하면서 10원씩 계속 인하, 현재 홈플러스는 690원, 이마트는 600원에 팔고 있다. 순한소주 2홉들이 1병 값은 홈플러스 660원, 이마트 700원, 참이슬은 홈플러스 640원, 이마트 680원이다. 반면 같은 할인매장인 킹마트 서귀포점은 최근 (주)한라산의 상도의 협조에 호응, 한라산 990원, 순한소주 1030원, 참이슬 890원에 팔고 있다. (주)한라산 관계자는 “소주 생산업체 입장에서 누차에 걸쳐 이러면 안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이에 아랑곳없이 계속적으로 소주값을 인하경쟁하는 바람에 주변 영세한 슈퍼마킷 등 골목상권에서 이에 항의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우리도 고민”이라며 “만약 해당 두 할인매장에서 인하경쟁을 멈추지 않을 경우 소주공급을 중단할 계획까지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서귀점과 홈플러스의 소주값 인하경쟁에 따른 이른바 ‘핑퐁게임’으로 서귀포 전 상권이 흔들거리고 있는 것이다. 서귀포의 한 수퍼마킷 주인은 “이들 고래 같은 대기업의 싸움에 이른바 새우격인 골목상권들은 이래 터지고 저래 터지며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좋을지 몰라도 이른바 상도의가 있는 것인데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는 우리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더 있다. 지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서귀포시의 행정지도도 전혀 먹혀들지 않는 상태다. 특히 (주)한라산에서 서귀포시 지역경제과에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 행정지도해줄 것을 바라는 공문을 접수시켰지만 행정당국 차원에서도 가격담합에 따른 인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세무서 차원에서도 그 어떤 제재조치도 취할 수 없어 영세한 지역상권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서귀점 관계자는 “지역 여론을 들어 알고 있다”면서 “민감한 상품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내에 가격을 정상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덕 기자 kydjt@jeju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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