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8강 놓고 격돌
히딩크(사진)는 역시 월드컵의 사나이였다. 히딩크가 이끄는 호주가 자국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삼바 축구' 브라질은 월드컵 10연승 행진을 벌이며 조1위를 확정했다.
죽음의 조인 E조에선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가나가 16강에 올랐다. 반면 16년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체코와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린 미국은 충격적인 예선탈락을 당했다.
호주는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고트리브다임러슈타디온에서 벌어진 크로아티아와의 2006년 독일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후반 34분에 터진 해리 큐얼의 천금같은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이로써 호주는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 2무1패의 크로아티아를 밀어내고 3전 전승의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에 올랐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자신이 맡은 팀을 16강에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역시 대단했다. 브라질은 이날 독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열린 일본과의 F조 최종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호나우두가 2골, 주니뉴와 지우베르투가 각각 1골씩을 합작해 4-1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다.
이 경기에서 호나우두는 비만 논란을 잠재우며 2골을 몰아넣어 독일 게르트 뮬러의 월드컵 최다골 기록인 14골과 타이를 이루게 됐다. 호나우두가 새로운 역사를 작성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죽음의 조인 E조에선 이탈리아와 가나가 결국 생존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독일 함부르크의 AOL아레나에서 벌어진 E조 마지막 경기 체코전에서 전반에 터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결승골과 후반 필리포 인차기의 쐐기골에 힘입어 피파 랭킹2위의 강호 체코를 2-0으로 물리쳤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는 2승1무(승점7), 무패의 전적으로 E조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체코는 1승2패(승점3)로 같은시간 미국을 2-1로 물리친 가나(2승1패, 승점6)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체코 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 역시 월드컵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월드컵 첫 출전국인 가나는 미국을 2-1로 이기고 이탈리아에 이어 E조 2위로 16강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가나와 미국의 E조 최종전은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하는 2팀이 결정되는 만큼 가나와 미국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가나는 경기 막판 미국에게 흐름을 내줘 몇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효과적인 수비로 고비를 잘 넘기며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을 노리던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브라질은 오는 28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가나와 8강을 다툴 예정이다.
F조 2위인 호주는 8강 진출을 놓고 E조 1위와 경기를 벌이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16강전의 상대로 이탈리아가 되었다. 히딩크 감독과 이탈리아 모두에게 운명의 장난이랄 수 있는 대진표가 만들어진 셈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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