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4년 전, 2002한일 월드컵이 있었을 때도 그랬다. 서귀포는 물론 제주시, 심지어 마라도에서까지 붉은 악마들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우리의 태극전사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가지 너무 달라진 것이 있다. 2002한일월드컵 때는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몰린 응원 장이라 하더라도 쓰레기 한 점 없었다. 당시 외국인들은 한국이 4강에 오른 것도,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멋진 위용도 놀라와 했지만 쓰레기 한 점 없는 깨끗한 응원장을 보고는 한국인의 선진 의식이야말로 우승 감이라고 극찬했다.
이번은 정 반대다, 한국-토고전이 끝난 뒤의 제주월드컵경기장과 제주종합경기장은 쓰레기투성이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던 충성심은 각종 쓰레기 속에 매몰된 채 어지러이 나뒹굴었다. 그 바람에 관계공무원들과 일부 시민, 미화원들만 청소하느라 고생했다.
이것이 4년 전 외국인으로부터 우승 감이라고 칭찬 받던 우리의 시민 의식의 몰골이다. 지난 2002월드컵 때의 그 정신이 가식이었다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하지만 지구촌 잔치인 월드컵을 결코 ‘쓰레기 월드컵’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한국팀은 오는 19일과 24일 새벽 4시에도 프랑스 및 스위스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그 때에도 수많은 인파들이 응원 전을 펴게 될 것이다. 그 때는 꼭 잃어버린 선진 의식을 되찾아 내가 만든 쓰레기는 반드시 내가 처리하고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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