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제주본부가 8일 발표한 ‘제주지역 신용협동조합의 경영현황 및 발전방안’에 따르면 신협 등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지역서민들의 금융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금융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신협은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여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에 비해 지역 금융시장에서의 기능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지역 신협의 규모는 제주의 일반적인 경제규모보다 크고 조합원이 꾸준하게 증가하면서 지역서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은행권이 지역금융시장 진출에 따른 고객이탈에도 불구, 제주지역 신협은 조합원 수가 오히려 20% 증가했다.
이는 신용이 취약한 일반 대다수의 서민들이 제1금융권 등 은행에서의 까다로운 대출에 비해 신협여신이 비교적 수월, 조합원 가입과 함께 대출을 많이 받은 이유에서 비롯됐다.
반면 은행권은 공공성보다 수익성에 초점, 지역의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신용이 취약한 지역서민들이 금융서비스 이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서민들의 금융수요를 신협 등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금융소외계층의 증가로 서민들이 약탈적금융(predatory financing)의 피해를 입기 쉽고 금융양극화의 심화를 초래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양극화의 영향으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금융수요가 커지면서 제주지역의 대부업자 등록수가 2002년말 15개, 2003년 99개, 2006년 5월 현재 107개로 급증했다.
제주지역 신협의 경영현황분석결과 수익성, 여신건전성 등이 다소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국 신협에 비해 개선속도가 미진, 지역서민금융경제이 상대적 회복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주지역 신협은 지역조합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특성상 지역금융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고 특히 서민을 주된 고객으로 하고 있어 제주지역 서민의 어려운 금융경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 1인당 자금조달액이 전국 신협은 1999년 392만원에서 2005년 520만원으로 32.7% 증가했지만 제주지역 신협은 421만원에서 386만원으로 오히려 8.3% 감소하는 등 지역 서민의 금융상황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이는 은행의 지역금융시장 진출 확대에도 원인이 있지만 긍국적으는 지역경제 부진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제주지역 신협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민맞춤형 금융상품 개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 도입 △내부통제 및 외부감시강화를 통한 신뢰성 제고 △투자운용 리스크관리 강화 △비용절감 노력 강화 △정부 및 지자체 등의 정책적 지원 등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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