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군은 제주지역에 수많은 요새를 구축했다.
일본군은 그러나 이 같은 요새를 구축하던 중 항복하는 바람에 상당수 요새 및 기지들을 고스란히 남겨 둔 채 퇴각했다.
현재 제주지역 일본군 유적지는 지상과 지하에 600~7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제주지역 일본군 진지동굴 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온 제주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의 활동을 토대로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제주도에 구축한 수많은 동굴과 요새 등 전쟁유적을 실증을 거쳐 종합 정리한 평화교육자료집이 나왔다.
제주도교육청은 7일 광복 61주년을 맞아‘제주도 일본군 전쟁유적을 말한다’라는 평화교육자료를 발간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지금까지 일제의 전쟁 상흔들은 입으로 전해지거나 부분적인 문헌자료를 통해 간헐적으로 접해 왔지만 이처럼 일제강점기 전쟁유적을 종합 정리, 실증적인 역사교육 자료로 발간돼 평화교육 교수.학습 자료로 활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각 학교와 유관기관에 배포된 이 평화교육자료는 관련 화보집과 함께 1944년 전후 일본군의 작전계획과 전쟁말기의 제주도 실정을 다룬 ‘제주도와 일본군 관련 전사’등을 담고 있다.
또 이 자료집은 당시 제주도에 배치된 일본군 배치 현황과 요새 구축현황을 정리한 ‘제주도 일본군 군사 시설과 병력’등을 담고 있다.
화보는 제주도 전 지역에 걸쳐 조사한 △육.해.공군 배치지역 현장 △지하 벙커와 통신시설 △탄약고와 교통호 △활주로 △일본군 패전 당시 제주도 현지에서 촬영된 모습 △일본군 진지동굴 측량도 △패전 당시 일본군 주요 배치도 △진지동굴 80여점 등을 싣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 자료집이 한국, 중국, 일본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본군 전쟁유적지를 상호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 인접국간 과거 역사를 알게 하고, 미래를 평화적으로 설계하는 시각을 갖게 하는 교육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성언 교육감은“광복 61주년을 맞아 '세계 평화의 섬, 제주'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 고장의 역사를 재조명하자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며“청소년들이 이 자료를 접하면서 일제강점기 시대의 제주도가 어떤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 왜 그런 역사가 생겼는 지, 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지, 그리고 제주도가 왜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하는 지 등 향토 역사에 대해 조금씩 눈뜨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료집을 제작하는 것을 주도한 손인석 소장은 “궁극적으로 제주도 일본군 전쟁 유적지 및 유적을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한국과 일본간 만남을 통해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향후 동반자적 입장을 공고히 하는 터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책자로 발간된 평화교육자료집 사진 등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일반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