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농협농산물산지유통센터, 국내 최대규모의 난지형마늘 집산지다.
5일 오후 4시 40분, 제주지역 경제출입기자단이 이 곳을 찾았다. 밀짚모자를 쓰고 기자단을 맞은 강정준 대정농협조합장,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영락없는 농사꾼이었다.
그의 설명과 함께 마늘을 잔뜩 실은 트럭과 경운기들의 소음, 5t 컨테이너에 마늘을 차곡차곡 싣는 일꾼들의 분주함, 그들의 움직임속에 이는 먼지가 하나의 화음으로 강 조합장의 지휘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일상의 음악, 생활의 가락과 벗겨지지 않은 통마늘의 찐 냄새가 몸에 밴지도 모른 채 이를 한아름 가득안고 움직이는 대정 농꾼들의 진한 울림이었다.
“올해만 같으면 마늘농사 할만하죠. 그러나 이보다 값이 떨어지면 인건비 때문에 어렵습니다. 그래도 농사꾼인데 해야죠”
올해로 마늘농사 8년차인 오태휘씨(64). 먼지와 햇빛에 얼굴이 검게 그을린 그의 말속에 오늘의 행복과 내일의 미련이 교차하고 있었다.
대정농협은 산지작황 등을 고려, 5cm이상 상품 kg당 가격을 1400원으로 결정했다. 이 가격은 전국 마늘가격의 기준이 된다.
대정지역 마늘재배면적은 1750ha, 이곳에서 3만2000t의 마늘이 생산될 예정이다. 농가는 이번 대정농협의 1400원/kg 기준으로 할 때 생산원가 평당 4000원-5000원을 뺄 경우 8000원-9000원의 순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본인의 인건비를 뺀 가격이다. 그래도 이 가격이면 농사를 지을만 하단다.
올해산 제주마늘 재배면적은 3578ha로 전년도 3만1766ha대비 4% 줄었다. 이에 따른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2% 감소한 5만4769t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전망치보다 봄철 잦은 비날씨 등 저온현상으로 열매 자람이 지연, 5만t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가격지지의 이유다.
대정농협은 지난달 21일부터 마늘 수매에 들어갔다. 하루 평균 700t에서 많게는 900t까지 수매하고 있다. 길게 늘어선 차량과 이를 선별하는 유통센터의 하루가 요즘같아서는 모자랄 정도다.
“올들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수입김치량이 4월말 현재 3만2000t가량으로 이는 지난해 1년치와 맞먹는 수치다. 수입김치량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마늘소비량이 줄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강 조합장의 걱정은 이것만이 아니다. 파종기, 수확기, 선별기 개발이 가장 시급하단다.
“일일이 손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인건비는 비싸고 능률은 오르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전국 생산량의 7%를 차지할 정도로 대정마늘은 으뜸이다. 이 으뜸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하기 위한 지리적표시 등록도 가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보성녹차, 순창고추장처럼 대정마늘이라는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