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합격점
제주도민의 염원을 담은 ‘돌하르방’ 제주항공이 사상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다.
제주항공 심볼마크인 환한 미소의 ‘돌하르방’이 선명하게 새겨진 제주항공 1호기 HL5251기. 캐나다 봄바디어 Q400기종인 터보프롭 프로펠러 78인승인 이 항공기는 5일 제주-서울 첫 취항에 앞서 2일 언론사 기자단을 대상으로 시승식을 가졌다. 기자단의 반응은 ‘일단 합격젼이었다.
이제 기존 양대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대결이 펼쳐졌다. 국내 제3정기민항인 제주항공은 도민들에게는 대중교통수단이다. 관광객들에게는 저렴한 항공료로 제주관광을 유인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왜 제주항공이 탄생 했는가는 도민이면 누구나 다 아는 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의 교통수단인 항공기를 발목으로 잡아 무차별 항공료를 올린데 따른 강력한 대응수단이 바로 제주항공의 탄생이다.
이번에 시승식에 탔던 기자단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좌석간 앞 뒤 간격이 넓어 편안했다”는 것이다. 돈만을 밝혀 좌석을 늘리는 양대항공사와 견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제주항공 양성창 본부장은 “승객들의 편안함을 위해 78인승으로 제작된 Q400기종의 74인승으로 개조, 좌석간 간격을 넗힌게 특짹이라고 밝혔다.
또 밝은 감귤색 차림의 여승무원들의 친근감있는 고객응대도 기존 양대항공사에 비교해도 절대 부족하거나 모자람이 없다는게 전체적인 의견이었다. 첫 내딤발이 너무나 상쾌하다.
항공료 인하 경쟁의 효과 만점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사다. 더 이상 제주도민의 발인 항공기가 요금인상으로 도민의 발목을 잡게 해선 안된다는 방침에서 생겨난 제주항공. 이 제주항공이 또 하나 새로운 일을 냈다.
바로 기존 양대항공사의 할인경쟁을 유발시킨 것. 도민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일이다. 제주항공 취항에 맞춰 양 항공사의 항공료 인하경쟁의 효과가 바로 나타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도민들에게 그동안 항공료 인상으로 단단히 미운털이 박혀져 있다. 이 미운털이 이번 항공료 인하로 빠질 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제주항공 취항에 따른 반사현상에 불과하다.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도민들에게 적자보전 운운하며 바가지를 씌울지 모르는 일이다.
“2000년이후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속된 항공료 인상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주도민의 염원을 모아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함께 지역항공사를 설립한 지 이제 1년 4개월만에 취항하게 됐다. 제주항공이 양대항공사 요금의 70% 수준으로 가격을 결정하자 양 항공사들이 앞다퉈 제주기점 항공료를 인하한 것은 당초 설립취지에 맞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제주항공 고영섭 부사장의 말이다.
도민의 뭍나들이와 관광객 유치의 한 몫을 단단히 하기 위한 제주항공의 가격경쟁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일단 합격점에서 더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도민과의 약속 반드시 지켜야
탄생은 축하받을 일이다. 누구나 세상에 첫 빛을 보게 되면 주변으로부터 희망과 기대에 찬 축하메시지를 받는다.
이런 면에서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다. 2일 언론사 기자단들의 이착륙시 프로펠러 주변의 좌석에서 나는 심한 소음과 낮은 천장, 비좁은 통로에도 불구, 여승무원의 밝고 친절한 안내와 깨끗한 첫 인상, 그리고 좌석의 안락함 등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내린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초미일관(初味一貫)’이라는 말이 있다. 식당에서 주로 쓰는 문구다. 초지일관을 바꾼 사자성어지만 “처음 맛을 끝까지 일관되게 해서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주인의 포부가 담긴 고객과의 약속이다.
제주항공 역시 도민과 관광객에게 내건 당초 설립취지를 내팽개쳐선 안된다. 기름 값 올랐다고, 혹은 적자보전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면서 요금을 올리겠다고 칭얼거린다면 이는 배은망덕이다.
물론 이윤추구는 기업의 최고 덕목이다. 그러나 약속을 깨면서까지 이뤄야할 덕목은 아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 깨라고 있는 게 아니다.
제주항공 설립의 최고 덕목은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양대 항공사보다 값싼 항공료로 최고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도민의 염원이 담겨진 약속이기도 하다. 지켜져야 할 이유다.
김 용 덕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