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 100억 어떡하나?
'호접란' 100억 어떡하나?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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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ㆍ미국판매량 부진…도민 혈세만 낭비한 꼴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호접란 대미(對美)수출사업’의 성공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호접란 대미수출사업은 지난 2000년 국민의 정부당시 특화전략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던 사업의 하나로 제주도가 타시도의 경쟁을 물리치고 따온 사업이다.

당시 농림부는 99년 10월 한국능률협회에다 호접란 수출에 대한 연구용역(용역비 3000만원)을 의뢰, 그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분석, 2000년부터 정부정책사업으로 본격 추진한 것이다.

지금 이 사업은 참여정부로 넘어오면서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태다. 때문에 이 사업은 현재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다. 이미 지난해말까지 118억여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18억원은 제주도가 융자상환조치했다.

이 18억원도 사실상 호접란 수출사업비 13억원, 미국 수출, 농장운영비 5억원에 투입된 돈으로 사실상 이미 공중에 떠버린 예산이다.

제주도는 2000년 당시 정부의 지원아래 미국 현지농장부지 1만2935평 매입비 14억원, 미국 현지농장시설 및 장비구입 1500평 5종 8억원 등 현지농장시설비로 25억2100만원, 하우스 시설 및 미국 수출농장운영비 26억원 등 지금까지 총 100억원(국비 15억7100만원, 나머지는 도비와 시군비)을 투입했다.

그러나 수출실적은 2002년 15만1000본, 지난해 18만3000본 등으로 당초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수립한 수출계획 35만본 가운데 6월 현재 5만2200본 수출에 그치고 있다.

호접란 미국 현지 판매량도 극히 부진하다. 지난해 2만2425본 판매(1억5000만원), 올들어 5월말 현재 3만2756본(2억2300만원)으로 지금까지 3억7000여만원의 소득에 머물고 있다. 올해 판매계획 13만7000본(8억2200만원)의 50%를 약간 상회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지난해 수출된 제주산 호접란 28만5000본이 판로 확보 미흡 및 부적합한 현지 환경 등으로 생육부진까지 겹치면서 폐기처분, 약 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도민혈세 낭비라는 지적의 원인이다.

이 것만이 아니다. 당시 16농가였던 호접란 재배농가는 9농가로 줄었고 이 가운데서도 7개 농가만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재배농가에 대한 종묘입식비 50% 지원도 올해부터는 없다. 해당 농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더 이상 재원을 확보치 못하고 있다.

미국현지농장 그린하우스 신규시설 1500평(12만본 재배가능) 시설계획도 추경예산 10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도 제주도는 올해 미국현지농장 운영비로 도비와 민간위탁금의 명목으로 30억원을 지원했다. 소득이 없는 사업에 제주도가 ‘밑 터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태환 지사는 5일 종합적인 진단후 호접란 대미수출사업을 재추진할 것임을 밝혀 제동을 걸었다. 전면 재검토후 사업의 추진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월 5일 호접란 대미수출사업 위택대행사업자로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를 선정,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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