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 제주충혼묘지에 잠들다
김동운 제주충혼묘지에 잠들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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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살다간 동생을 기리며 …

 “죽음은 나이순이 아니다” 는 진리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젊은 나이에 홀연히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당신! 무엇이 그렇게도 급했단 말입니까?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전투지역인 월남에서도 당당하게 살아 돌아왔던 당신이 아니었던가요.
청운의 꿈을 안고 제주에 온지 30여년! 만날때 마다 ‘나는 제주 입도 1세’ 라며 고향, 그 이상으로 제주를 사랑했던 당신이었오.
예비역 중령 또는 대령이 수행해야 할 “연대장” 직을 예비역 해병대 대위가 맞고 있다며 자부심을 가졌던 당신은 타향에서의 고독을 그렇게 극복하며 멋지게 살아온 ‘명장’ 이라고 감히 정의 하고 싶습니다.
이제 1남 2녀의 자녀들도 다 출가했고 특히 아드님은 아버지의 영원한 직장이였던 제주대학교에 둥지를 텄으니 당신은 국가에는 ‘상이보훈대상자’로 충성을 다했고, 가정에서도 성공한 아버지라고 칭송이 자자 하답니다.
나의 선조는 이곳 제주가 수백년전에 유배지로 입도했다가 정착을 했지만 당신은 ‘기회의 땅’으로 찾았던 것이 다른것 같습니다. 
이제 제주도가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특별자차도’ 가 되고 세계인이 주목받는 동남아의 ‘허브’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나 변화를 30년전에 예견이라도 한것처럼 당신은 ‘개선장군’ 과도 같이 당당히 이곳 제주를 찾았던 것입니다.
비록 당신은 가고 없지만 가족들과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지인들, 그리고 동기생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드릴 것입니다.
머지않아 나 또한 돌연히 이승을 하직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 저승에서 다시 만나 못다한 얘기도 나누며 박주라도 합시다.
조물주가 인간에게 준 선물 중에 ‘망각’이라는 비정한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워 하는 마음이나 애석한 마음도 시간이 흐름속에 퇴색되며 망각속으로 이월 되겠지요.
그렇다고 너무 노여워 하지 마시고 너그럽게 이해하고 굽어 살펴 주십시오. 부디 영면 하십시오.

  삼가 명복을 빕니다.  강  원  현 드림

강   원   현 (한국공무원문학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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