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호’를 끌고 나갈 선장과 승무원을 뽑아야 하는 선택의 길목에 서있다. 지도자를 선택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의 선거제도하에서 후보자를 검증하는 길은 2~3차례의 TV토론과 신문지상에 펼쳐진 후보들의 공약내용이 고작이다.
후보들의 역량이나 면면을 제대로 들여다 볼 철저한 검증수단이나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특별자치도의 성패는 도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일이다. 제주역사의 획을 긋는 특별자치도 전개의 서막을 목전에 두고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되리라 본다.
지도자를 잘못 선택했을 때 여파는 역사를 10년이나 거꾸로 되돌려 놓을 수도 있다고 한다. 세계가 울타리를 허물고 하나가 되어 자원시장을 선점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때,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면 과거사 규명과 역사바로세우기 또는 ‘뉴 라이트’니 ‘뉴 래프트’니 하며 의념논쟁을 벌이는 등 생산적이기보다는 소모적인일로 아까운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 지도자는 올바로 선택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중앙당의 공작정치에 휘말려 곡두각시처럼 놀아나고 있다, 전략적인 영입과 탈당이 이어지고, 자기 그릇보다 남의 그릇이 더 커 보인다고 들었다 놨다 하는 바람에 금이 가고 상처투성이가 된 후보자들끼리 모여앉아 ‘왜 이레착 저레착 하느냐’, ‘돈을 벌었으면 벌었지 지역사회에 공헌한 게 무어냐’ 하면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이 비쳐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도민이 익히 아는 문제로서 후보자들이 상대를 헐뜯고 비방과 모함 등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친다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도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이 결코 용납되어서는 아니 된다. ‘우?신’ 시대의 반목과 갈등이 제주사회 발전에 얼마마한 악영향을 끼쳤는지 우리는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 지도자 선택의 바로미터
포인트1. 누가 현안해결의 적임자인가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지금 제주가 안고 있는 현안의 해결능력과 도민사회의 통합을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특별자치도의 로드맵에 의한 특별자치도 완성은 도지사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도민과 함께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도민의 중지를 제대로 모으고 도민의 역량을 집결시켜 도민총화로 특별자치도 청사진을 하나하나 실현시켜 나갈 수 있는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무난한 연착륙은 금번 제주특별자치도 초대지사가 치러야할 급선무이다.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사탕발림식의 공약으로 도민을 현혹하게 만드는 후보자가 아니라 누가 봐도 타당한 공약을 내세우고 확실하게 실천해 낼 수 있는 방안까지 밝히는 지도자를 가려 낼 필요가 있다.
그러니 후보마다 제시한 특별자치도의 발전모형과 추진방향에 대한 정책사항을 꼼꼼히 따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메니패스토(Manifesto)’운동은 선동정치의 표본인 무책임한 공약남발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으나 실현가능성과 무엇이 중요한가의 판단은 도민의 몫이다.
포인트2. 민주적이며 도덕적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독선적이냐 민주적이냐는 판가름이 쉽지 않다. 권한이 주어졌을 때 올바로 사용하는 기준은 권한을 맡긴 사람과 뜻을 같이하여 함께 권한을 누리는 것이 민주적인 지도자이다. 권한을 누리지 못하고 제 멋대로 남용하는 것이 독선이며 일을 그르치게 만든다.
리더쉽 이론의 권위자인 ‘제임스 딘’은 지도자의 두 가지 유형을 말하면서 추종자에게 반대급부인 보상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추종자를 결집시키는 거래적 리더와, 잠재적 추종자들의 필요와 수요를 인식하고 이를 충족시켜 줌으로서 사회변화를 만들어 내는 도덕적 리더를 들고 있다. 누가 가장 민주적이며 도덕적인 지도자 상일까 마음에 두고 눈여겨 볼 일이다.
포인트3. 페어플레이 정신의 투철한 지도자를 선택해야한다. 보기흉한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지 않고 끝까지 정책대결로 승부를 벌임으로써 페어플레이를 통하여 선거를 하나의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패자는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며 선거 이후에 또다시 하나가 되어 지역사회 발전에 같이 동참해 나가는 지도자상을 도민은 그리고 있다.
군림하지 않으며 선명한 도덕성과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지도자, 제주도를 위해 특별자치도의 완성이라는 무거운 짐을 도민과 함께 지고 마지막 젖 먹은 힘까지 낼 수 있는 제주의 쟘농이 탄생되기를 바라는 맘은 비단 나만이 간직한 욕심일까.
강 선 종 (기획실장/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