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청의 '깊은 딜레마'
제주해양청의 '깊은 딜레마'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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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청 제주출장소로 위상 하락ㆍ직원사기마저 저하
제주지방해양수산청이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주해양청 항만공사과 해양환경과의 모든 업무와 인력, 항무과 일부 업무와 인력이 흡수 통합, 반쪽으로 전락되면서 여수청제주출장소로 위상이 하락되는데다 직원들의 사기마저 크게 저하되면서 소속감 이탈 심리가 크게 팽배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외항개발뿐 아니라 연안항 개보수에 따른 설계와 예산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항만공사과의 업무와 인력이 모두 특별자치도로 흡수 통합된다. 그러나 업무는 특별자치도로 가지만 현재 항만공사 토목직 기술인력의 상당부문이 특별자치도로 가기를 꺼리면서 타시도 해양청으로 이동, 특별자치도 항만공사부분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즉 제주도가 보유하고 있는 항만토목기술직의 절대부족에 따른 향후 항만개발과 안전시추 등의 문제가 급부상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해양청 관계자는 “지난해 해수부에서 1000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특별자치도 이관에 따라 예산이 700억원대로 급감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 과연 표를 먹고 사는 특별자치도의 수장이 표시가 별로 나지 않는 항만개발분야에 눈을 돌리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국가가 관장했던 항만개발이 특별자치도로 이관되면서 차질이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해양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처럼 모든 분야가 통합 이관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만 빠져 나가면서 직원들의 소속감 이탈 심리가 크게 팽배해지고 있어 과연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면서 “조직 및 인력개편은 손도 못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독립기구도 아닌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산하 제주출장소로 그 위상이 격하, 그 동안의 자긍심마저 크게 위축돼 이에 따른 제주해양청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제주항의 너울현상으로 빈번해지는 선박간 충돌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2000t급 예인선 확보 지원문제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특별자치도로 업무가 이관되는데 구태여 해수부가 예산을 지원하면서까지 예인선을 확보하겠냐”고 반문한 뒤 “이제 그 문제는 특별자치도에 달려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제주해양청 소속 30여명은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특별자치도로 업무와 함께 이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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