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 때문 학교 문 닫는다니 해괴타
촌지 때문 학교 문 닫는다니 해괴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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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상당수 초-중-고등학교들이 ‘스승의 날’인 오는 15일 촌지-선물 등에 의한 부작용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학교 문을 닫는다니 참으로 해괴하다.
그것도 도내 초-중-고교 177개 가운데 70%에 가까운 122개교가 무더기로 휴업한다는  것이다. 비록 스승의 날 하루라 하더라도 그것은 교육의 포기를 의미한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제주도 교육청이 스승의 날 학교 휴업 여부를 일선 학교의 재량에 맡긴 점이다.
아무거나 학교 재량에 맡기면 교육적이요, 자율적이요, 민주적이요, 그래서 잘하는 교육청인 줄 아는 모양인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학교 재량에 맡기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사안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서 선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촌지-선물 때문에 스승의 날 교육을 쉬느냐 안 쉬느냐 하는 사안이라면 당연히 교육청이 그 중 한가지를 선택, 통일시켜 주어야 옳다. 그리고 그 중에서 선택해야 할 교육의 바른 길은 역시 학교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도대체 촌지 때문에 학교 문을 닫아 놓고 교육을 내팽개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모든 학교가 촌지-선물에 얼룩졌다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해서가 아니다.
스승의 날에 학교 문을 열어 놓고도 얼마든지 촌지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다고 본다. 교육계가 확고한 실천 의지만 있다면 그 방법은 여러 가지 있을 수가 있다.
우선 최선의 방법은 교육계 모두가 촌지를 절대 받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학부모들도 촌지를 주지마는 것이다.
그게 정 안되면 교원노조라는 것이 있는 모양인 데, 그 노동조합에서 진실로 촌지 안 받고 못 받게 하기 운동을 펴는 것이다. 만약 촌지 주고받기가 적발되면 교육청 등에 내부 고발하는 아픔까지를 감내해야 한다. 스승의 날 촌지 없애기는 교원노조 하기 나름일 수도 있다.
이 일을 못하면 교원노조는 다른 목소리를 높이기가 거북해질지도 모른다.
이도 저도 못할 경우 도내 모든 학교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내 촌지도, 선물도 받지 않으니 가져오지 말도록 사전에 알리면 호응할 것이다. 신문-방송을 통한 촌지 안주고 안 받기 홍보 및 지속적인 광고도 효과가 클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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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촌지-선물 없애기 하나 제대로 실천 못하고, 문을 닫든지 말든지 학교가 알아서 하는 교육계라면 어떻게 공교육에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가 있겠는가.
이 모양이다 보니 제주도내 70%에 가까운 학교들이 촌지-선물 문제 때문에 손쉽게 문을 닫으려 하는 게 아닌가.
어찌 보면 진실로 촌지를 막기 위해서는 스승의 날 학교를 쉴게 아니라 그 반대로 문을 열어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서는 촌지 수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업은 하면서 촌지는 물리치면 될 일이다.
 도리어 학교를 쉬어야 마음만 먹으면 촌지 수수가 쉬어질 것 같다. 가정을 방문하거나 제3의 장소를 약속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이를테면 그렇다는 것뿐이다.
스승의 날이 어떤 날인가. 일년에 한번 제자가 스승의 은혜를 기리고 스승은 제자를 따뜻이 맞으면서 사제의 정을 나누는 날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단순한 지식 전달 교육보다 더 가치 있는 교육이다.
이런 좋은 날 학교 문을 닫아 오히려 사제간을 격리시킨다면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는 것만 같지 못하다. 스승의 날일수록 문을 활짝 열어 참 교육을 베풀어야 한다. 촌지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는다면 교사들이 놀고싶어 그런다는 오해도 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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