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ㆍ집단반발 진통
김태환 제주지사가 4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키로 결정한 직후 진철훈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이에 반발,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기간당원 300명은 집단 탈당 의사를 밝히는 등 ‘김 지사 영입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진철훈 열린우리당 도지사 예비후보는 “정치 철새와의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김 지사의 입당에 강력반발하는 한편 기간당원들도 반발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열린우리당 입당의 뜻을 공식표명했다.
■“정치철새 짜놓은 판에서 안놀아”
진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이제 와서 중앙당과 정치철새가 이미 다 짜놓은 놀이판에 가서 놀아날 바보가 어디 있느냐”며“도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뭉개면서까지 결코 비겁한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예비후보는 “김 지사는 98년 민주당→2002년 무소속→2004년 한나라당→2006년 무소속에서 이제 막 열린우리당으로 옷을 바꿔 입었다”며 “게다가 현재 사전선거운동 관련 선거법 위반 여부가 아직 가려지지 않은 상태로 공무원 선거개입 의혹의 원인제공자”라고 김 지사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당 기간당원 20여명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능하고 부정부패의 상징인 김태환 지사의 입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당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간당원 300인 명의의 선언을 통해 “김태환 지사는 우리당 창당이념과 정체성, 정당개혁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의 자존심을 생각해 봐도 단 1%도 합치되는 부분이 없는 정치철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6시간만의 해프닝’가능성
김태환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별자치도 완성과 한미 FTA대응 등 도정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열린우리당 입당에 따른 ‘정치철새’ 비난에 대해서는 “제주도 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그런 비난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입당 후 종전의 무소속으로 있을 때 지지자들이 지지하겠느냐는 점도 많이 염려했다”며 “하지만 제주도가 잘되고 도민이 잘 살 수 있다면 내 몸을 던져보자는 듯에서 입당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진 예비후보가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기간당원들이 탈당선언을 하는 등 열린 우리당 내 반발이 거세게 일자 열린 우리당 입당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 같은 뜻을 중앙당에 전달하기 위해 이날 오후4시 비행기로 상경했다.
이에 따라 김태환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불과 ‘6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열린우리당 입당을 놓고 오락가락한 김 지사의 이날 행보는 5.31선거전에서 도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