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옥션 경매서 '가짜' 1150만원에 팔려
지난해 이중섭 화백의 가짜 그림을 경매에 내놓아 위작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울옥션이 또 다시 원로화가의 가짜 그림을 검증절차 없이 경매에 내놓아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옥션이 경매에 내놓은 가짜 그림은 제주 출신의 원로화가 변시지 화백(80)의 제주풍경을 그린 10호자리 유화 ‘제주풍경(42×52.5mㆍ사진)'.
서울옥션은 지난달 26일 경매에서 변 화백의 그림 10호, 15호 두 점을 경매에 부쳤으며 이 경매에서 10호 작품은 1150만원, 15호 그림은 2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그러나 10호 ‘제주풍경’은 “어림도 없는 가짜”라는 것이 다.
변 화백은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지인이 진품인지 확인을 부탁하며 가져온 서울 옥션 도록을 확인하던 중 자신의 작품이 아니고 누군가가 모방해 그린 가짜 그림임을 알았다.
변 화백은 “제주도의 바람은 강하기 때문에 파도가 휘몰아칠 때 바닷가의 나무들은 똑바로 서 있을 수 없는데도 경매에 부쳐졌던 가짜 그림에는 나무들이 꼿꼿이 똑바로 서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변 화백은 “경매사가 작품 검증도 철저히 하지 않고 위작을 경매에 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순히 그림을 회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누가 작품을 내놓았느지 가짜 그림을 유통시킨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성(宇城) 변시지 화백은 6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23세 때 일본 아카데미즘의 중심인 광풍회에서 역대 최연소로 최고상을 수상, 고국으로 돌아와 중앙에서 활동하던 중 파벌 중심의 화단에 염증을 느껴 그동안 제주도에서 활동해왔다.
또한 그는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의 명예관장이면서 지난 3월 목화로 제작한 판화작품 4점을 기당미술관에 기증하는 등 지금까지 유화 26점과 조각 1점 등 모두 38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