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오늘이냐…”
“왜 하필 오늘이냐…”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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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 이뤄진 제주도청 표정
“왜 하필 오늘이냐...”
“왜 하필이면 오늘처럼 좋은날 이런 일이 벌어지나”
27일 오전 제주지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제주도청 김태환 제주지사 집무실 입구에 있는 정책특보실과 오인택 기획관 및 기획관실 기획계에 들어 닥쳐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자 제주도가 일순간 멈춘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청 전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은 채 이 모습을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봤다.
27일은 헌법재판소가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등에 대한 위헌여부 결정을 선고하는 날이다.
이미 ‘99%이상 기각결정’을 확신, 이날 헌재 선고 후 김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도민화합을 강조할 계획까지 세우는 등 헌재기각 결정 축제준비에 무르익었던 제주도청 분위기 일순간 침통한 상황을 돌변한 것이다.
제주도 공무원들은 이날 ‘특별법 합헌결정’은 뒤로한 채 검찰의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동요와 함께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특히 검찰 수사결과 ‘공무원 선거개입’으로 결론날 경우 제주도청에 입게될 이미지 실추 등을 걱정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앞으로 공무원들이 선거개입으로 오해를 살 행위에 조차 나서지 않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은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 지사가 당당하게 지사직을 사퇴한 뒤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다른 후보들과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지사가 지사신분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 계속될 상대후보 및 선관위와 사법당국의 감시가 더욱 강화되고 정교하게 이뤄질 것이 불가피, 공무원들의 일상생활조차 위축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김 지사의 예비후보 등록과 지사직 사임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들은 이어 이번 사태로 지난해 7월 이후 도민사회를 갈등과 반목으로 몰아넣었던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 빛이 바래는 것을 경계했다.
적어도 헌법재판소의 이날 결정은 특별법에 대한 위헌 시비를 불식시킴으로써 7월 1일부터 출범하는 특별자치도 출범이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시.군 폐지에 반대하면서 특별자치도 출범에 비협조적인 입장을 보여온 시.군 공무원들의 업무행태도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무원들은 TV정책토론을 앞두고 열린 이 같은 모임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보였다.
공무원들은 이와 함께 당시 모임을 누가, 어떻게 선관위에 제보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내보였다.
한 공무원은 “검찰수사가 최대한 빠른시간안에 마무리돼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를 기대한다”면서 “특별법 합헌결정이 이뤄지는 날 이같은 사태가 발생해 유감”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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