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생색내기
대한항공 생색내기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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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다음달 16일부터 제주도민에 한해 연중 10% 할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를 찾는 다른 지방 관광객들은 제주. 서울 기준으로 성수기에는 무려 20만원 가까운 요금을 지불해야 되는 셈으로 여름 성수기 관광객 유치작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또한 이중할인을 명목으로 대한항공은 기존 할인혜택을 받고 있는 장애인을 비롯 국가유공자, 학생, 군인들을 10% 할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대한항공의 발표와 관련 김태환도지사는 29일 오전 11시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통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언급한데 이어 도내 각급 단체 및 도민들은 '반발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생색내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10시 대한항공측은 공항기자실에서 회견을 자청, "다음달 16일부터 제주 출.도착 항공편에 대해 현 주소지가 제주도인 승객인 경우 당초 인상에 10%를 할인 시행하겠다"며 "지역 단체장들과 의원, 각급 단체의 지속적인 건의를 적극 수용 요일이나 성수기 여부에 관계없이 연중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측에 따르면 이 제도가 실시되면 현행 주중 요금(제주.서울 편도기준)이 7만3400원에서 7300원 내린 6만2100원이며 주말요금은 7% 인상된다해도 현행요금 7만84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오히려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7월 22일부터 8월 23일 까지 적용되는 성수기요금만 8만2400원에서 8만3600원으로 1200원 올라 실질적으로는 도민들에게 연간 50억원 이상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 관광관련 업체 및 단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취약한 제주 실정상 항공요금이 오른다면 제주를 찾는 발길이 다른 지방이나 해외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도민에게 50억원 이상 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정작 관광수입 감소를 따져 본다면 엄청난 손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대한항공측의 처사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도 장애인 총연합회 강석봉 총무부장은 "장애인에 대한 할인 혜택은 배려차원으로 이번 할인에 장애인을 포함시키지 않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은 결국 인상 가격 그대로 요금을 내라는 것 아니냐"면서 "장애인은 제주도민이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더욱이 대한항공측은 관광수요감소라는 도민의 우려와는 반대로 앞으로 저렴한 단체요금을 확대 운용하고 다양한 판촉행사 및 인터넷 이벤트를 실시하면 관광수요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장담, 관련 업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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