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인파 성공 …먹을거리만 즐비 '구태'
제15회 제주왕벚꽃축제가 성황을 이루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서 탈피해 웰빙 및 환경 프로그램 등 한층 알찬 내용으로 꾸며져 호평을 받았다.
특히 처음으로 문화관광부 후원축제로 지정받아 향후 국가지정 축제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역축제가 무색하게 제주의 특색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등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성과=주최 측인 제주시는 지난 7일 개막 이후 2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행사장을 찾아 왕벚꽃의 향연을 즐긴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개막행사가 전국 생방송(ETN)으로 이뤄져 행사장인 종합경기장 일대가 왕벚꽃 관광명소로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행사 내용도 한층 알차졌다. 풍물패와 관악대를 앞세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한 길트기 행사가 처음 도입됐다.
또 웰빙 체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왕벚꽃길 건강걷기, 건강검진부스 설치, 금연클리닉관 운영 등의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았다.
환경의식 고취 및 재활용 홍보를 위한 캔모으기경진대회, 캔재활용홍보관, 곤충생태전시관 등의 프로그램도 신선한 기획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왕벚꽃축제는 왕벚꽃의 이미지 판매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기여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문제점=우선 시민들이 가족 또는 동료들과 조용히 봄날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종합경기장 입구 쪽부터 음식점들이 벚나무 주변을 장악하면서 축제 주인공인 시민들은 정작 길 위에 서 있게 만들었다.
여기에다 윳놀이 야바위꾼, 앰프를 동원한 행상에 공간을 내준 채 시민들은 이리저리 피해다녀야 했다.
왕벚꽃 밑에 자리를 잡아 가족과 함께 집에서 만들어온 음식을 나누며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었다.
지역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음식점들도 향토색이라고는 거의 없는 메뉴에 금액에 비해 부실한 서비스로 시민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한 시민은 “왕벚꽃이 제주만의 자원이 아닌 만큼 특색 있는 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다음부터는 음식점과 장사하는 곳을 대거 치우고 시민들이 주인공인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