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업무 보조원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하는 의무소방원으로서 제주소방서 이도파출소에 온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의무소방원은 소방행정 수요에 비해 절대 부족한 현장 활동인력을 확충, 소방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1년 8월 14일 의무소방대 설치법이 제정 공포된 뒤 2002년부터 도입된 이후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소방공무원의 보조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나 또한 대한민국의 피 끓는 젊은이로서 의무소방원에 도전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제주소방서 이도파출소에서 의무소방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소방서를 단순히 불 끄는 기관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의무소방원으로서의 생활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 주었다.
각종 화재와 구조겚릴?출동은 물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 내 각종 시설의 관리와 점검을 게을리 하지 않는데다 생계에 곤란을 겪는 노약자, 장애인 등 위험 속에 쉽게 노출되고 재해 발생시 그 피해를 회복하기 힘든 분들에게 기울이는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 각종 봉사활동 등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소방은 우리 모두의 안전한 삶을 지키기 위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매순간 긴장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 몸에 비유하면 몸 안팎의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면역체계와도 같은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무소방원으로서 이에 동참하는 것이 최전선에서 눈앞의 적들을 상대로 국가 안전을 지켜내는 군인들에 못지않은 중요하고 보람된 일이며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크나큰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이 곳에서 복무하면서 소방공무원들이 우리의 이웃들처럼 소탈하고 인정 많은 평범한 분들이라는 사실에 친밀감을 느꼈으며 그런 분들이 우리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는 수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바쁜 현장 활동 속에서도 결코 적지 않은 행정업무까지 충실히 수행해 내고 그 와중에도 휴식을 위해 주어진 많지 않은 시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취미활동과 자기계발까지 충실히 하는 모습은 매우 놀라웠고 지금까지 나의 안일했던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있어서 제주도에서 의무소방원으로서의 삶은 제주도 사람들의 넉넉함을 보고 배우게 하는 값진 시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비록 4개월 남짓한 시간동안이었지만 많은 것을 얻었고 또 앞으로 얻을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계속되는 의무소방원으로서의 일과에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조 홍 근 (제주소방서 이도소방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