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부끄러워 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랑스럽습니다. 한때 한국인임을 부끄러워했던 것에 대해 여러분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538번째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은 하인스 워드의 말을 듣는 모든 우리국민도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단일민족 개념을 강조해온 우리사회의 풍토는 이제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이른 듯하다.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율은 13.6 % 인데 농어촌 남성 3명 중 1명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하였다.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와 더불어 혼혈 2세도 빠르게 늘고 있어 혼혈인구가 2020년엔 170만 명에 달한다는 예측도 있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다민족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해야한다. 편협한 민족주의를 버리고 인류는 하나라는 인류애로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사회에서 다른 인종과 문화를 수용하여 다양한 문화를 창달하면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게 될 것이다. 지금의 한류열풍은 우리문화에 스며든 서구문화를 잘 수용하여서 융화된 영상문화가 가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작년 제주도민 전체 결혼 건수는 3382건인데 국제결혼은 328건(9.7 %)으로 10 %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혈인이 우리사회에서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혼혈인은 고용에서 차별 당하고 결혼과정에서도 괴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부색이나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차별에 대한 전체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
우리민족은 일제하에서 차별 받는 고통과 굴욕을 충분히 느꼈다.
차별과 멸시의 고통을 겪은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는 다른 민족을 가족처럼 대하는 인류애를 보여줌이 마땅하다.
하인스 워드의 방한은 우리에게 혼혈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혼혈인에 대해 친근한 관심을 갖게 하는 ‘워드 신드롬’을 만들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아픔을 느끼던 혼혈인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는 점만이 아니라 혼혈인들을 차별하던 사람들에게도 그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사회에서 혼혈인도 우리와 똑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 국민이며 꼭 같은 계층상승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획기적인 기회를 만든 것 같아 보인다.
소외되고 약한 계층을 보호하고 도우려는 것은 당연히 우리사회가 추구해야하는 소중한 가치이다.
하인스 워드의 방한으로 시작된 반짝 관심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해야한다. 혼혈인을 포용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인종 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더 시급하다.
교육과정에서 약자를 보호하고 다인종 다문화를 수용하는 소양을 갖추도록 가르쳐야하고 우리사회에서 차별을 하는 행위가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로 오는 여성들은 어느 부모의 소중한 자식이다.
제주도로 시집와서 제주도민이 된 사람들을 당연히 제주도민의 딸처럼 대우해야한다. 그들의 자식들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