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올스톱, 다시는 안 된다
전기 올스톱, 다시는 안 된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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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 36분쯤 제주도 전역이 일시에 정전되었다. 그것도 2시간40분이라는 긴 시간이었다. 정전으로 인한 큰 사고 없이 지나간 것은 천만 다행이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정전 원인은 도내 전력 공급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전라남도 해남과 제주를 잇는 해저 송전케이블에 고장을 일으켜 도내 3개발전소마저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한국전력’이라는 회사가 무엇 하는 곳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면 또 모른다.
회사든, 개인이든 한번의 실수는 있을 수 있으며, 그러기에 한번쯤은 그게 큰 실수라 하더라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큰 실수가 두 번, 세 번 되풀이된다면 상황이 다르다. 지난 1997년 문제의 해저 송전케이블이 첫 가동했을 때도 고장을 일으켜 제주도 전역이 정전되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 2년 뒤인 1999년에도 같은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사고는 7년만에 세 번째 되풀이 된 것이다. 한번만 일어나도 안될 끔찍한 도 전역 정전사고가 9년 동안 3차례나 되풀이되었으니 한전(韓電)이라는 회사가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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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를 정보화 시대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전기의 극대화 시대’가 아닌가. 정전이 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항공-철도-거리의 교통 신호등, 심지어 가정의 일상 용품까지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이번 정전사고로 가정의 생활 불편은 참는다 하더라도 도심지의 교통 질서가 뒤죽박죽이었고,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갇혔으며, 병원 응급환자들이 아슬 아슬이었다.
공항-하우스-양어장 등등이 자가발전으로 재빨리 대응을 잘해 주었고, 도민과 운전자들이 서로 협조하면서 선진 의식을 발휘해 주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대형 사고와 엄청난 피해들이 잇따를 뻔했다.
 특히 전기는 안보(安保)다. 국가안위까지 걸려 있는 중추적 산업이라는 말이다.
근년 들어 이 나라가 군사-대북(對北) 교섭상으로 비교적 안정기를 맞았기에 그렇지 과거처럼 무장간첩들이 횡행 할 때면 2시간 40분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가. 한판 벌이고 끝나버리기에 충분한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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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은 ‘제주도 전역 동시 정전’이라는 큰 사고를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해저송전 케이블 이후 3번의 사고만으로도 너무 많다. 도대체가 해저케이블에 이상이 생겼을 때 도내 발전소에는 과부하 차단 장치가 설치 돼 있음에도 그게 무용지물이 됐다니 관리가 엉망이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50%의 전력을 공급하는 해저케이블에 이상이 생겼다면 최대한으로 잡더라도 제주도내 전력 공급량의 50%만 정전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 전체가 온통 전기공급이 끊겼으니 이것은 인재(人災)랄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한전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저 전송케이블은 물론, 발전소 과부하 억제 장치, 돌발 사태에 대한 예비 발전 설비, 심지어 화력발전소 증설 문제 등 총체적인 전력 생산-공급 시스템을 재정비 해 주기 바란다.
 그래도 때 마침 사고 발생시기가 철 좋은 봄인 데다. 토요일 한낮이었기에 다행이지 다른 계절에다 평일이었으면 더욱 피해가 컸을지도 모른다.
거듭 당부하거니와 한전은 다시 이런 대형 정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면에서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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