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가꾸기의 즐거움
나무 가꾸기의 즐거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에는 헐벗은 민둥산이 아직도 많다. 어디를 가나 각양각색의 모습을 한 거목을 볼 수 있는 숲이 있다면 그 숲은 분명히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우리선조들은 땔감을 푸른 숲에서 충당하였다. 쓸모없는 나무로 알려진 아카시아도 양봉농가에 기여하는 중요한 밀원이 되었고 서민들의 땔감으로 인기가 있었다. 요즈음 숲은 더 이상 땔감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숲이 중요성은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많은 공장과 자동차등이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데 이 공기를 정화하는데 숲과 견줄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숲은 생태계를 안정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산소와 물을 다른 생명체에게 공급한다. 산림토양은 빗물을 흡수하였다가 천천히 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숲을 녹색 댐이라고도 한다. 조림이 잘된 숲 1ha는 16톤의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발생하여 44명의 사람들이 호흡할 수 있는 쾌적한 공기를 만든다. 숲은 신이 만들어 낸 천연 공기청정기라고 볼 수 있다.
누구든지 숲을 산책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숲은 새와 곤충의 생활 터전이 되며 여러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음을 열고 숲에서 산책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자연의 이법에 대하여 말하는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제주도에서 요즘 식목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이 실천적인 자연사랑이고 인류애의 표현이라고 믿는다.
자연보호에는 국경이 없다. 황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중국에 나무를 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나무를 잘 키워 황사를 방지하면 그들 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환경도 쾌적해진다. 우리가 산에 나무를 심어 공기를 맑게 하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숭고한 일이다. 숲을 가꾸는 데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소나무가 곧게 자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실제로 소나무주변에 다른 나무가 있거나 너무 많이 심어 밀식을 하게 되면 휘어지게 된다.
제주도는 숲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고무시키기 위하여 ‘내나무갖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재래감나무와 줄장미 철쭉묘목을 무상으로 3000그루를 공급한다고 한다.
제주도는 경제수와 큰나무 조림사업을 실시하여 22만 2000그루의 나무를 식재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림사업은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좀 더 많은 예산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숲을 가꾸고 나무를 심는 것은 심신을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좋은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파리는 유럽에서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다. 하지만 파리시민들이 즐겨 찾는 불로뉴 숲이나 벵센느 숲이 없다면 파리의 매력은 퇴색될 것이다.
이철화 시인(제주문협회원, 43세)은 틈만 나면 숲을 가꾼다.
나무를 가꾸는 것이 시를 읽는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고한다. 환경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제 위치에서 묵묵히 자라는 나무를 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밀식된 나무 솎아주기 작업을 하고 빈 공터에 나무를 심으면서 시상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즐거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오래전 지구에서 최초로 숨을 쉰 원시생명체의 후손이다’라고 다윈은 말했다. 사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어떤 종이 사라지면 그것이 다른 종을 절멸시키는 원인이 된다.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것은 후손들의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넘겨주려는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업적이 될 것이다.

강   병   철 (소설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