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예로서 어느 예비후보의 “항공료 50% 인하”주장만 해도 그렇다. 제주경제를 위해서는 관광을 활성화해야 하고,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항공료를 내려 관광객을 많이 오게해야 한다는 말은 옳다. 그러나 항공료를 내리되 어느 정도 내릴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다. 이 예비후보는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항공료를 반값으로 떨어 뜨려야 한다”고 했는데 반값이면 50% 아닌가. “국내 항공사가 과잉 인원과 과잉서비스를 줄이면 원가를 절감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요금 50% 인하를 요청해야 한다”는 요지다.
과연 그럴까. 인원과 서비스를 줄이면 현행 항공료의 5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인지 우리로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아마 그 누구든 아시아나-대한항공 양대 민항에 현행 요금의 절반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면 화들짝 놀랄 것이다.
특히 현행 항공료 50% 인하는 도민 혈세 50억 원이 들어간 제주항공과도 함수관계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제주항공은 회사를 설립하면서 도민에게 한 약속이 있다. 대한-아시아나 양 항공사 항공요금의 70% 범위 안에서 저가(低價)운행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대한-아시아나 요금에 비해 30%를 인하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마당에 대한-아시아나가 요금의 50%를 인하한다면 제주항공은 도민에게 약속한 30% 저가운임을 지키기 위해 현행 양 항공사 요금의 80%를 인하해 주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어디 이게 가당한 얘기인가. 만약 대한-아시아나 양 사가 정말로 50%를 인하하는 날이면 제주항공은 한번 날아보기도 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른 예비후보에 의한 시-군폐지 반대 쟁점화나 이번의 항공료 절반 대폭 인하와 같은 논의는 제주도민에게 혼란만 가져다 줄 우려가 없지 않다. 앞으로 누구든 정식 후보가 된 뒤에는 공약이든, 의견제시든,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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