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위 전교조 협상 진전없다
도교위 전교조 협상 진전없다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4.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교육청과 전교조 간 올해 단체협상이 좀처럼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모 고교생 자살사건으로 이번 단체협상에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0교시 폐지문제, 전교조측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인사참여 문제 등 첨예한 사안을 다루기도 전에 본격 협상 전부터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사전교섭을 신호로 두 단체간 단체협상이 벌어지고 있으나 본교섭 시간과 참가 범위 등을 정하는 예비교섭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 사실상 한 달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교육감 참석여부.
도교육청은 본교섭시 시작회의에 한번, 중간 정도에 한번, 마지막 합의가 끝나고 조인할 때 한번 등 모두 세 번 정도, 시간도 네 시간 이내로 할 것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전교조는 본교섭시 교육감이 모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시간을 무제한으로 하고 횟수도 정하지 않을 경우 단체협상 말고도 다른 문제로 분주한 교육감 발목이 잡혀 도 교육행정 전반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
도교육청의 입장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애초부터 의제에 포함하지 않을 것과 본교섭에도 교육감은 3회 정도만 참가하면서 구색을 갖추고 실질적인 협상은 실무자들끼리 진행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측 주장은 단호하다.
도내 교육을 책임지는 도교육감이 협상마다 참석, 도교육계 일선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전교조 정책팀은 도교육청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현 교육감이 본교섭 참석을 3회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과거 권위적인 모습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보여주는 셈"이라며 "교육현장의 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낱낱이 파악하고 있어야 교육부 등 중앙에 반영될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도 교육청의 한 간부는 "교육감이 참석해야만 본 교섭이 이뤄진다는 것은 억지"라며 "횟수와 시간에 제한을 두자는 안을 전교조에 계속 타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청과 전교조 사이에 조율이 어려운 가운데 전교조는 90여개의 의제를 선정, 마지막 검토작업을 끝마쳤다.

전교조는 고교생을 비롯 학부모, 교육 행정직 간부 등의 죽음을 불러온 0교시문제, 인사비리, 공정한 인사 등에 주요 초점을 맞추고 있다.

0교시 폐지 문제는 일반계 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유지를 바라고 있어 학교자율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점, 인사는 도 교육감의 고유권한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점등이 협상에 나서는 도 교육청의 현실 인식이고 보면 예비교섭에서 합의한다 해도 본 교섭장도 두 단체의 목소리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