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건강보험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실현하여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도 향상 및 의료시장의 규모 확장등 양적 성장을 실현하였으나, 중증 질환에 대한 급여 범위가 충분치 못하고 의료보장성이 취약하여 중증질환 발생시 과중한 본인부담으로 가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낮은 보험료 수준하에서 급속히 증가하는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국민건강보험은 만성적으로 재정이 불안정 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고가 의료기술의 발전, 노인인구의 증가, 생활수준의 향상등으로 재정 지출은 급속히 늘어 나지만 보험료 인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동시에 다양해 지고 있으나 현행 단일 공보험 제도하에서 이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착 단계에 있는 공보험의 보장성 취약을 빌미로 민간건강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영보험회사, 일부병원, 의사협회 등을 비롯하여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 제도는 초기에는 사회보험의 비급여 영역만(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대상으로 하는 보충형 민간보험에서 점차 사회보험 급여대상 항목에 민간보험의 참여를 허용(중복형)하거나 사회보험과 민간보험중 하나만을 선택하는(대체형) 민간보험으로 발전하여 국민건강보험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현시기에서 공보험의 대체보험으로서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할 경우에는 첫째, 병원의 민간보험 환자 선호 및 의료이용 차별에 따라 사회계층간 괴리감을 양산하여 사회연대성을 훼손하게 되고, 민영보험사가 추구하는 영업이익 만큼 가입자 혜택 감소 또는 보험료 부담 증가가 예상되고 또한 의료의 상업화, 고급화 현상의 심화, 경쟁에 따른 거래비용 증가등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둘째, 공보험에는 건강 위험이 큰 사람들만 남게되어 그 재정적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며. 이러한 문제는 칠레와 베트남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들 나라는 공보험이 제대로 정착되기 전에 민간보험을 도입 함으로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국민들이 민영보험으로 빠져나가 공보험이 거의 파탄 위기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
셋째, 공보험의 보장성 확대 즉, 비급여 영역에 대한 서비스 확대를 저해 하는등 공보험의 발전 가능성을 막아 버리고, 공보험과 민간보험에 모두 가입한 국민들은 모든 서비스에 대한 자기 부담 인식이 떨어져 의료의 남용을 유발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국가 전체 의료비 지출이 엄청난 증가가 예상된다.
따라서 민간보험 도입의 필요성 보다는 현재 60％를 약간 상회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선진국 수준(80％)으로 확대하는게 더 시급한 문제라 하겠다.
임 시 홍 (제주시 봉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