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민들의 반감을 의식한 듯, 최근 정부 당국은 종전의 태도를 바꿔 입장료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이다. 환경부만 하더라도 입장료 폐지를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고, 직접 관리 당사자인 국립공원관리공단 측도 국민정서를 내세워 입장료 폐지를 역점 과제로 삼고 있다는 소식이다. 심지어 지금까지 가장 난색을 보여 왔던 기획예산처마저도 오는 24일 열릴 ‘환경 관련 중기 재정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키로 했다니 아마도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는 대세인 듯 하다.
사실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온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것은 오로지 돈 때문이다. 1967년 국립공원이 지정되면서 받기 시작한 입장료는 2005년 기준, 연간 271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공원 유지-관리상 필요한, 이에 맞먹는 예산을 대체할 재원을 찾지 못함으로써 예산처나 공원관리공단은 입장료 징수를 고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돈 타령만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주5일 근무제로 국민들 사이엔 새로운 여가 및 레저문화가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연간 250여 억 원의 입장료 대신 다른 재원에서 이를 대체해 주어야 한다. 입장료 폐지 성공의 관건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국민들로 하여금 국립공원을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무료 활용할 수 있게 해 야 한다. 실은 국립공원 무료 입장은 벌써 이루어졌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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