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간 눈높이 맞지 않아 발생…'배부른 구직자' 아직도 수두룩
일자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반조건을 따져 구직대기 중인 이른바 ‘배부른 구직자’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제주지방노동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안정센터를 통한 구직자 및 구인자는 각각 1만1662명, 4654명으로 일자리 경쟁배수가 2.5배에 달했다. 이는 전년 2.2배(구인 3882명, 구직 8583명)보다 늘어난 것.
이 같은 추세는 올 들어서도 지속돼 지난 2월까지 일자리 경쟁배수가 3배(구인 753명, 구직 2326명)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고용센터 알선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건수가 구인 건수를 크게 밑돌아 ‘배부른 구직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고용센터를 통해 취업한 사람은 구인 대비 37.8%인 285명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지난해 46.4%(2164명)에 비해 8.6%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구인자와 구직자의 희망직종이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내에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직장이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생산직 기피현상이 뚜렷해 구직행렬이 이어지는 속에 중소기업 생산현장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구직자들은 급여, 근무시간, 휴일 등의 근무조건을 중요시하는데 사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러다 보니 생산직의 경우 10건 알선에 1건이 성사될까 말까 한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도 “혹시나 기대하고 생산직 3명을 구인등록했으나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며 “실업이 심각하다고하나 배부른 소리”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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