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선거 둘러싼 "꼴불견"들
지사 선거 둘러싼 "꼴불견"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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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제주도지사 선거를 80여일 앞두고  도내 각 정당-예비 후보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작태들은 참으로 꼴불견이다.
아무리 아직은 “예비 선거전”이라고 하지만, 각 정당과 예비후보 사이에는 정책 대결이나 제주의 미래 약속, 도민 행복을 담보해 주려는 노력 등의 배려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정당이나 예비후보 모두 도지사 선거의 최고 목표는 승리다. 하지만 승리하기 위한 방법이 문제다. 나만이 잘할 수 있고, 내가 소속 한 정당만이 옳으며, 너와 네가 속한 정당은 모두가 잘못됐다며, 상대방에 대한 인신 공격과 끌어내리기를 승리의 방법으로 채택한다면 이는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성명전들도 그러했지만, 엊그제 벌어진 정당간-예비 후보간 입씨름도 도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오로지 상대방을 폄하 하려는 말과 말로 일관했다.
이를테면 한나라당이 “현직 도지사 사퇴”를 요구하자, 김태환 지사가 “이번 선거에 재출마하고 있는 한나라 소속 단체장부터 사퇴시키는 게 순서”라고 받아친 것이 그 것이다.
이와는 달리 열린우리당은 유력 외부인사의 입당 찬반을 묻는 설문 조사를 하다가 당원들의 심한 반발로 중단하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 이러한 양당의 모양새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들을 한묶음에 묶어 무차별 공격했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과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한심한 작태를 그만 두고 더 이상 도민을 우롱하지 말라”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첫 지사를 선출하는 선거가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계속 이렇게 조잡해 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정당-예비후보들 모두 도민의 속내도 모른 채 상대 끌어내리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당선된 이후의 비전과 처신과 실천 가능한 청사진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 평가 받는 데서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미래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향후 국제자유도시는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지, 국제관광지 조성과 관련한 자연보호와 개발의 접점은 어디서, 어떤 기준에 의해 찾아야 되는지 등, 도지사 예비후보들과 그들의 소속 정당이 도민에게 제시하고 약속해야 할 사안들이 너무나 많이 산적해 있다.
상대를 끌어내리기 위해, 유권자들이 훤히 꽤 뚫러 보고 있는 권모 술수를 부릴 때가 아니다. 그런 구시대적 꼴불견을 빨리 청산하지 않고서는 선거에 이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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